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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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었던 컬링 '팀 킴' 호소, 문체부 "인권침해·횡령 등 확인"

기사입력 2019.02.21 10:41 / 기사수정 2019.02.21 16:10


[엑스포츠뉴스 서울청사, 조은혜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의 영광 뒤, 선수들이 호소했던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 일가의 비리가 감사 결과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 서울정부청사 별관에서 경상북도,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실시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국가대표선수 호소문 계기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여자컬링 국가대표 경상북도체육회 여자컬링팀은 2018년 11월, 그동안 지도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에 문체부는 경상북도,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지난해 11월 19일부터 12월 21일까지 5주에 걸쳐 제기된 의혹 사항들에 대한 특정 감사를 실시했다.

합동 감사반 7명은 의성군청과 경상북도체육회에서 실지감사를 진행하고, 외부 회계전문가 2명을 감사에 참여시켜 회계 분야도 검토했다. 또한 경상북도체육회 선수와 지도자 등 관계자 30여 명에 대한 면담을 진행했으며,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제출한 자료와 관계기관에서 제출한 자료 등을 조사하고 검토했다.

문체부는 "이번 감사 결과 경상북도체육회 컬링팀 지도자들의 선수 인권 침해, 선수 상금 및 후원금 횡령, 보조금 집행과 정산 부적정, 친인척 채용 비리, 경상북도체육회 컬링팀과 의성컬링센터 사유화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선수들이 호소한 대부분의 내용이 사실로 밝혀졌다. 컬링팀 지도자들은 선수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며 인격 모독을 했고, 과도한 사생활 통제 등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선수들의 소포를 개봉하거나, 인터뷰시 김경두 전 회장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도록 강요하고, 특정 선수를 훈련에서 배제했다.

여자컬링팀 김민정 감독과 믹스더블팀 장반석 감독은 지도자로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으며, 훈련장에 출근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경상북도체육회는 지도자들의 부실한 지도에 대한 관리 및 감독 역시 없었다.


선수들이 국내외 대회에서 출전해 획득한 상금을 횡령한 정황도 나왔다. 상금을 축소해 입금하고, 다른 지원금 항목에서 중복 지출하는 등 선수단의 상금 총 3080만원을 횡령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경상북도체육회 컬링팀 및 여자선수단에게 지급된 후원금, 격려금을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았고, 특별포상금까지 선수들 동의 없이 경상북도컬링협회 수입으로 계산하는 등 선수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금액은 총 9386만8000원에 달했다.

또한 국가보조금과 경상북도보조금 지원까지 이중 정산, 허위 증빙자료 정산 등 부적정하게 정산을 집행했다. 믹스더블 장반석 감독은 경상북도체육회에서 실비로 지급한 숙소관리비 일부를 선수들에게 부담시키ㄴ거나, 선수들이 외부에서 강습을 하고 지급받은 강의료를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얘기하고 자신의 통장으로 입금하게 했다.

김경두 전 회장의 친인척 채용 비리도 여실히 드러났다. 김경두 전 회장은 회장 직무대행 기간 중 친인척을 채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정관을 위반해 본인의 조카를 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채용했고, 채용 면접에는 장녀인 김민정, 사위인 장반석이 참여했다. 이 조카는 2010년에도 계약 전 필요한 행정 절차 없이 경상북도체육회 남자 컬링팀에 입단한 바 있다.

여자컬링팀 창단 및 선수단 구성 과정에서도 공식적인 의사결정 과정 없이 팀 창단 및 선수단 구성이 결정됐다. 특히 김민정 감독은 2015년 이후 선수로 활동한 실적이 없음에도 2018년 재계약 시 '우수선수 영입금'을 지급받는 등 특혜를 받았다. 

김경두의 장남 김민찬은 입대 전 경상북도체육회 남자컬링팀에서 활동하다가 입대했고, 2017년 3월 건강상의 이유로 군에서 조기전역을 했지만 경상북도체육회는 건강상태에 대한 확인과 계약 심의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 재계약 당시에는 2017년 활동에 비해 과도한 연봉을 책정했다.

2010년 이후 김경두 전 회장 일가는 계약과 임명 등 정당한 절차 없이 경상북도체육회 컬링팀 지도자로 활동하며, 국가대표 지도자 수당을 수령하거나 국가대표 지도자로서 해외에 파견됐다. 이밖에 장남의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에 편의를 제공했고, 주전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남자대표팀 지도자에게 강요하는 등 권한을 남용했다.

한편 의성군은 경상북도컬링협회와 부실한 업무협약을 맺은 후 별도로 수탁계약체결을 하지 않고, 관리 감독을 하지 않아 의성컬링센터의 개인 사유화의 단초를 제공했다. 이후 전 의성컬링센터장과 현 의성컬링센터장은 공공시설인 의성컬링센터의 운영 권한을 본인들이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경상북도컬링협회로 재위탁받아 의성군청과 협의 없이 수익사업을 운영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감사를 통해 체육 현장에서의 선수들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감사결과는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해 문체부가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혁신위원회'에 별도로 보고하고, 이후 위원회와 함께 선수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악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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