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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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역고소→퇴출운동 예고" 김기덕 감독, 규탄 회견에 입장 밝힐까 [종합]

기사입력 2019.04.18 14:20 / 기사수정 2019.04.18 14:00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영화계와 여성계가 피해자들에게 13억원 규모의 손배소를 진행하는 김기덕 감독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들에게 사죄하지 않고 고소로 기만하는 김기덕 측을 영화계에서 퇴출시키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5층 정의실에서는 김기덕 감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 박건식 MBC 'PD수첩' PD,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한유림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전문위원 등이 참석해 김기덕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김기덕 감독은 지난 2017년 '강요, 폭행, 강제추행 치상' 등의 혐으로 고소됐다. 2018년에는 MBC 'PD수첩'을 통해 촬영 현장의 인권침해 및 성폭력 혐의들이 폭로됐다. 방송 이후 'PD수첩'과 방송에서 증언한 여배우 두 명에 대해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당시 검찰은 피해자의 증언과 방송의 내용이 허위 사실로 보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김기덕 감독의 거액의 손해배상 고소는 현재 진행형이다. 김 감독은 지난 2월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초청된 것에 한국여성민우회가 영화제 측에 항의를 하자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또 3월에도 피해자와 'PD수첩'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보도해 피해를 입었다며 1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영화감독김기덕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의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무려 13억에 달한다. 

미투 고발에도 불구하고 최근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위촉되고,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올해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피렌체한국영화제에 참여하는 등 해외 영화제에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비난의 목소리도 높였다. 공동위 측은 "세계적인 미투 운동의 흐름 속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영화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성폭력, 인권침해의 문제에 침묵하고 가해자들을 계속 지원하거나 초청하는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날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역시 "김기덕 감독은 단 한 번의 사과나 성찰도 없이 베를린영화제,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피렌체한국영화제 등 해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모스크바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는 다수의 미투 가해자들이 관련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보내는 것과 판이하게 다른 행보다. 증거불충분이란 해당 사실이 없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입장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현실적 한계를 드러내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빌미로 13억 규모의 손배소 소송을 제기하는 고소와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고 "영화인들의 수치로 남을 김기덕 감독의 오만한 행보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김기덕을 최초 고발했던 피해자 A씨의 근황도 공개됐다. 한유림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전문위원은 "당초 이 자리에 피해자 A가 입장문을 발표하려고 했다. 그러나 오랜 법정싸움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새로운 손해배상 소송으로 다시 병원에 입원해야할 정도로 몸이 안 좋아졌다. 어쩔 수 없이 대신 마음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피해자의 역고소 피해 실태를 호소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협회 상임대표는 "김기덕 감독이 피해자와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성단체, 방송사를 대상으로 손배소 등의 역고소를 제기하는 것은 성폭력 가해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방식과 다르지 않다.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그룹을 약화시켜 실체적 진실을 숨기고 피해자의 일상을 균열내 괴롭힘과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며 "김기덕 감독이 법적 처벌을 피했을지 몰라도 중요한 것은 대중의 인식과 문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영화감독으로서 분명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깊은 성찰을 해야 할 것이다. 만약 명예 회복을 위해 역고소를 통해 출구를 찾고 있다면 그 출구의 끝은 더 큰 부끄러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은 "가해자는 살아남고 피해자는 죽어버린 영화계가 한심하다. 저희 영화계에서는 가해자를 옹호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과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반성과 사죄조차 하지 않은 몰인식한 자들에 대해서는 영화제 퇴출 운동까지 감행할 것이다"고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모스크바영화제 측은 김기덕 감독의 심사위원장 위촉 이후 한국 언론의 비난의 목소리에 특별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다. 김기덕 감독 측 또한 손배소 소식과 심사위원장 위촉 논란 이후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퇴출 운동까지 거론된 만큼 이에 관한 새 입장을 밝힐지 귀추가 주목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윤다희 기자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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