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련 "바쁘고 만족 못한 과거, 이젠 여유로워졌어요"[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19.05.14 오전 09:0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아직은 말끔히 낫지 않은 다리를 이끌고 객석으로 발을 옮겼다. 뮤지컬 ‘메노포즈’의 마지막 공연에서 다리를 다친 조혜련은 “아직 아프다”며 철심을 박은 다리를 보여줬다.

다리 부상에도 연기 열정은 식지 않는다. 현재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공연 중인 ‘사랑해 엄마’에 출연하고 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남편 없이 궁핍한 생활 속에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조혜련은 홀로 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억척스럽게 아들 철동을 키우는 엄마로 열연, 객석을 따뜻하게 물들인다.

지난해 마지막으로 공연할 예정이었던 ‘사랑해 엄마’를 우연히 접하고 놓치기 싫은 마음이 들었단다. 이에 배우들을 직접 섭외하고 합심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조혜련을 비롯해 정애연, 류필립, 김경란, 손진영, 임종혁 등이 출연 중이다.

“한 사람, 한 사람 다 전화해 섭외했어요. 대본을 주고 작품을 설명하니 다들 하고 싶다더라고요. 어느 인물에 편중되지 않아 연기하는 사람은 신이 나는 대본이거든요. 엄마와 아들이 제일 (비중이) 크지만 두 사람에게만 초점을 두지 않아요. 주변 인물도 큰 역할을 해요. 지난번에는 김원희 씨가 보고 갔어요. 너무 감동해서 눈이 밤탱이가 된 거예요. (웃음) 후배 개그맨들도 있으니 맛있는 걸 사 먹으라고 두둑한 봉투를 주기도 했어요. 다음 시즌에는 자기도 하고 싶다더라고요. 이 멋진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조혜련은 1992년 KBS ‘대학개그제’로 데뷔했다. 코미디는 물론 예능, 노래, 연기, 작가 등 다양한 방면에 도전해왔다. 연극 ‘남자충동’, ‘아트’, 뮤지컬 ‘넌센스2’, ‘메노포즈’ 등 무대에도 꾸준히 올랐다. 연예인으로서 바쁘게 살아온 27년의 세월에 대해 “실감은 안 난다.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너무 분주하고 정신없이 살아온 것 같아요. 그때는 분위기와 시류에 이끌려서 했는데 이제는 뭘 해야 행복하고 좋은지 알게 됐어요. 지금이 오히려 좋아요. 얼마 전에 (김)구라와 통화했어요. 옛날처럼 방송 활동을 많이 하는 게 아니니 어떻게 지내냐고, 괜찮냐고 물어 잘 산다고 했죠. 맨 처음 하고 싶었던 게 연기였고 그래서 연극영화과에 간 거거든요. 너무 행복하고 좋아요. 구라에게도 보러오라고 했어요.

옛날에는 바쁘고 인기 있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어요. 한국, 일본 방송을 오가고 정신없었죠. 지금은 나이도 있고 다 해봤으니 내 상황에 맞는 일에 집중해서 하는 게 좋더라고요. 지금이 훨씬 좋아요.”


전성기 시절 쉴 틈 없이 보냈지만 그만큼 슬럼프를 겪었다.

“제일 큰 슬럼프는 정말 바쁜데 만족이 안 되는 거였어요. 눈 뜨면 차에 타고 일을 죽도록 하고 돌아오고 또 눈 뜨면 나가야 했어요. 바쁘고 돈도 많이 벌었는데 불만이 많았고 안 행복했어요. 다행히 그럴수록 뭔가를 더 메우려고 하는 성격이에요. 내가 가장 좋아하고 행복한 일이 뭔지 찾으려 했어요. 자기계발도 하고요.”

비로소 바쁜 마음을 내려놓고 여유를 찾았다. 코믹한 이미지나 억척스러운 엄마 역할에 가려진 실제 성격을 물으니 “정말 여성스럽고 애교도 많다”고 이야기했다. “아직도 옛날의 표현 못 하는 모습이 남아있긴 하지만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많이 생겼어요. 표현할 줄도 알고 공연을 보러온 분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여유가 생겼어요. 예전엔 바빠서 누군지도 기억을 못 했는데 지금은 사람의 눈을 똑바로 보고 기억하려는 여유가 생겼어요.”

그런 조혜련의 새로운 인생 목표가 궁금해졌다.

“이번에 많은 연기자와 같이 하게 됐어요. 사람 대 사람으로 상처 안 받고 서로 파이팅하면서 하는 게 쉽지 않아요. 너무 다르거든요. 사람들은 나와 안 맞으면 틀렸다, 잘못했다 하는데 다름을 인정하는 게 시작이거든요. 다음 작품, 다른 팀들을 만나도 마찬가지고요. 혼자 고립돼 도서관에서 박혀 살지 않는 한 사회에서 세상을 대해야 하잖아요. 그럴 때 어떻게 조화롭게 살고 잘 해낼까 생각해보면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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