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에잇은 임대, 법무법인 비트는 이적?…그리핀 카나비의 징동 行은 무엇이었나 #조규남

기사입력 2019.10.21 오후 03:04



[엑스포츠뉴스닷컴] 법무법인 비트의 과거 ‘법률자문 성공 사례’가 눈길을 끈다. 이 성공 사례는 그리핀 카나비 선수의 ‘이적’ 성공 사례다.

지난 20일 데일리 e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스틸에잇은 현재 카나비 선수가 그리핀 소속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징동 게이밍과 2년 임대, 3년 이적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고 여전히 그리핀 소속 선수라는 것. 임대 계약은 1년 반이라고 스틸에잇 측은 덧붙였다.

카나비 선수가 실제로 템퍼링을 했는지 여부, 임대 및 이적 과정에서의 조규남 대표 협박과 갑질 여부 등에 대해선 라이엇 게임즈가 현재 조사 중이라는 입장만 간단히 밝혔다.

하지만 이 입장문은 롤팬들에게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5월 23일 포모스 보도에 따르면 징동게이밍은 5월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그리핀으로부터 카나비 서진혁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다른 보도들에서도 징동게이밍이 카나비를 ‘영입’했다고 되어있으며, ‘임대’를 했다고는 되어있지 않다. 지난 6월 머니S 보도에서는 임대와 이적이라는 단어를 구분해서 사용했는데 이때도 카나비는 ‘이적’이라고 돼 있었다.

롤팬들 입장에서는 카나비가 징동게이밍에 임대가 아닌 이적이 된 것이라 여기기에 충분한 상태였던 것.

여기에 덧붙여 한 회사의 홈페이지 내용이 관심을 끌었는데, 그 회사는 법무법인 비트였다.




본래 법무법인 비트의 홈페이지에는 ‘이적’ 성공사례로 카나비와 플렉스의 사례가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해당 글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법무법인 비트 블로그 내에 게재된 글 역시 구글에서 검색은 되지만 클릭해보면 비공개로 전환돼 있다는 메시지만 뜬다.

아래는 웹 캐시에 남아있는 2019년 6월 19일자 법무법인 비트의 입장 전문이다.

법무법인 비트는 팀 그리핀 소속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프로게이머 ▲‘플렉스’ 배호영 선수와 ▲‘카나비’ 서진혁 선수의 중국 구단 이적과 관련하여 법률 자문을 제공하였습니다.

법무법인 비트는 팀 그리핀의 미드라이너인 ‘플렉스’ 배호영 선수를 중국 LPL(League of Legends Pro League)의 ‘LNG Esports’(전 스네이크e스포츠, 이하 ‘LNG’)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프로게이머 선수 이적에 대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였습니다.

‘스네이크 e스포츠’는 중국 체조 영웅으로 불리는 ‘리닝’이 설립한 중국 1위 스포츠 용품 회사인 ‘리닝그룹’에 인수되면서 구단명을 ‘LNG’(리닝 게이밍)로 변경하였습니다. LNG는 취약한 포지션인 미드라이너를 맡길 선수로 ‘플렉스’ 배호영 선수를 낙점하였고, 배호영 선수는 2019.06.05 시즌 첫 경기에서 MVP를 받을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를 보여주고 있고, 팀 합류 두 달 만에 주전 자리를 굳힐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편, 팀 그리핀의 정글러인 ‘카나비’ 서진혁 선수 역시 중국 LPL의 ‘징동 게이밍’(JD Gaming)으로 이적하였습니다. ‘카나비’ 서진혁 선수가 이적한 징동 게이밍은 중국 베이징시에 연고지를 둔 2015년 창단한 구단이며, 작년 중국 NEST(National Electronic Sports Tournament) 2018에서 우승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카나비’ 서진혁 선수는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내 전체 솔로 랭크 1위를 달성하는 등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차세대 스타입니다.

비트는 다수의 게임사 자문/고문 변호사로서 게임 콘텐츠, 퍼블리싱 등의 자문을 비롯하여 프로게이머 선수 이적에 대한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프로게임 구단, e스포츠 관련 법률 자문이 필요한 분들이라면 법무법인 비트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법률적으로 정제된 용어를 쓸 것으로 판단되는 법무법인에서도 ‘이적 성공 사례’로서 카나비를 언급한 것이기에 이와 같은 내용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해당 내용과 관련해 엑스포츠뉴스는 한 법무법인에 자문을 구했다. 이 내용을 본 법무법인 측은 몇 가지 포인트를 지적했다.

법무법인 측은 “이 법률자문이 회사 입장에서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선수 입장에서 들어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계약서 초안 작성하는 데만 관여한 것인지, 아니면 직접 당사자의 대리인으로 계약체결을 했는지도 포인트다”라고 지적했다.

법률자문을 구할 때 민감한 정보들(연봉 등)은 제외하고 계약을 진행할 때도 있기 때문에 법률 자문+계약서 초안 작성은 ‘이적 계약’으로 했다 하더라도 실제 계약은 임대계약으로 체결했을 수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지적한 것은 카나비 선수의 나이. 그는 2000년 11월 2일생으로 현재 미성년자다. 법무법인 측은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부모 동의 없이 계약을 체결했을 경우에는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성년자인 선수는 부모 입회하에 계약을 체결해야하고, 자리에 같이 없었다 하더라도 ‘부모가 이 계약에 동의했다’는 추인을 해야 한다고. 추인(追認)은 법률행위의 결점을 후에 보충하여 완전히 하는 것을 말한다.

21일 새벽 진행된 씨맥과 카나비의 합동 방송에서 두 사람은 “(카나비가) 보호자 한 명 없이 중국에 건너가 징동게이밍과 계약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카나비 부모 측이 계약 내용을 상세히 확인한 후 동의하는 절차가 없었다면 이 부분도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스포츠 관련 법률자문을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이 아니라면 ‘임대’와 ‘이적’을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보통 사람들도 볼 수 있는 공식 홈페이지에 남기는 성공 사례이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지 않게) 구분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법무법인 비트는 “IT를 전공한 변호사들이 함께 설립한 법무법인”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하고 있다. 실제 업무 사례들 역시 IT 위주이며 스포츠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한편, 21일 새벽 씨맥 김대호(이하 씨맥)는 이 이슈의 당사자인 카나비와 함께 개인방송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은 씨맥이 주도하고 카나비가 보충 설명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씨맥은 사전에 정리해둔 내용과 증거들을 방송화면에 띄워서 설명했고, 자신이 오해한 부분이 있는지 카나비에게 물어보면서 설명했다.

카나비는 목소리로만 출연해서 본인 확인을 요구하는 네티즌들이 있었는데, 카나비가 직접 자신의 ‘리그 오브 레전드’ 계정에 접속하는 모습을 보여 이러한 의구심을 불식시켰다.

그들은 지난 20일 데일리 e스포츠 보도를 확인 후 정면 반박에 나섰다.




해당 방송에서 포인트가 되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징동게이밍 측에서 위챗을 통해 카나바에게 정식으로 오퍼를 했다.(9월 18일) 징동 측은 장기계약을 원했고 구애에 적극적이었다. 그리고 그리핀 측에서 제시하는 이적료의 금액이 크다고 말했다. 카나비는 이적 의사는 있었지만 계약기간이 긴 것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2. 이 오퍼를 알게 된 조규남 대표가 카나비의 행동이 템퍼링이라고 말한 뒤 자신이 수습해주겠다고 했다. 이후 조규남 대표가 “징동게이밍으로 이적하게 됐다. 3년 계약할래 5년 계약할래”라고 해서 3년으로 하겠다고 대답했다.


3. 3년 계약을 하겠다고 말한 이후, 카나비에게 스틸에잇 강한승 중국지사장이 “징동이 4년 계약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카나비는 너무 길어서 싫다고 했는데 스틸에잇 측에서 “너 징동 4년 할래 임대 끝나고 그리핀 와서 100만원 받으면서 연습생 계속할래?”라고 해서 4년 계약을 하겠다고 했다.


4. 중국에 도착하니 징동 측은 4년이 아니라 5년을 요구했다. 거절도 세 번 이상 했지만 징동 측에서도 계속 밀어붙여서 5년 계약이 됐다. 카나비는 “스틸에잇이 함부로 싸인하지 말라고 말한 내용이 생각나서 거절했다”고 거절했을 당시에 대해 회상했다.
이어서 “징동 측에서 10월 5일 즈음 계약서를 들고 방으로 불렀고 싸인을 하라고 했다. 우리를 믿고 싸인을 하라고 했다”고 추가 설명을 이어갔다. 카나비에 따르면 징동은 “넌 우리가족이다. 우린 절대 너를 속이려고 하지 않고, 너한테 해를 끼치지도 않을 거다”라고 말하면서 계약을 진행했다. 계약 이틀 뒤에 그리핀에게 500만 위안(우리 돈 약 8억)을 지불할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5. 카나비는 계약 직후 계약사항에 대해 강한승 스틸에잇 중국지사장에게 이야기했는데 “아직 이적완료 된 것 아니다 다시 계약서를 받아와라”라는 말을 들었다. 근데 1부는 이미 징동 회사에서 가져갔다고 해 1부만 돌려받았다. 그 1부는 3일 뒤 강한승 중국지사장에게 건네줬다. 이후 계약서에서 빠진 내용을 추가적으로 적어준 계약서 파일을 10월 9일에 받았다.


6. 계약 이후 한국 돌아와서 솔랭을 하고 있던 차에 씨맥의 폭로를 알게 된 카나비가 먼저 씨맥에게 연락을 했다. 만나서 그동안 있었던 일을 전부 말했다. 비밀을 지켜달라고 하면서 말을 했는데 씨맥이 폭로 방송을 단행했다.


7. 방송 이후 연락이 많이 왔는데 그리핀 연락은 무서워서 받지 않았다. 징동 측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약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카나비는 계약 해지를 요구했는데, 징동 게이밍측에서 유효한 계약임을 내세워서 계약 해지 요구를 거부했다.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게 징동 측의 입장.


8. 10월 17일 사태를 알게 된 라이엇 코리아(라코)에서 연락이 왔다. 그들은 “5년 계약은 일단 취소됐다”고 카나비에게 전했다. 더불어 스틸에잇이 계약서를 들고 가 파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이야기했다. 라코 측은 “징동에서 선수생활 지속, 그리핀으로 복귀, 자유계약신분으로 새 팀 찾기 등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라코와 카나비는 지속적으로 연락 중이다.


9. 다음날 강한승 스틸에잇 중국지사장과 미팅을 했는데 ‘FA는 최악의 악수’다라고 말하면서 징동게이밍과 3년 계약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나비가 FA를 원한다고 하니 이렇게 반응한 것.

더불어 “카나비가 그리핀 소속이라서 몸값이 높은 것이며 그리핀 소속이 아닌 카나비에게 큰 금액을 써주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미팅 이후에도 계속 스틸에잇 측에서는 “빨리 징동에 가야한다”는 전화가 왔다. 이를 안 씨맥이 지금 협박 관련 사실 확인이 진행 중임을 어필하면서 스틸에잇의 요구를 거부했다.


10. 카나비가 실제로 템퍼링을 했는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 씨맥은 “오퍼 과정 중에 그렇게 보일 수 있는 면도 있을 수는 있다”고 하면서도 “카나비는 미성년자다. 어른들이 깔아놓은 판에 휩쓸린 것뿐이다. 템퍼링이란 기본적으로 선수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것인데 카나비는 그게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템퍼링이란 정해진 협상 기간 이전에 게임단이 선수에게 접촉하여 선수를 설득하는 것을 뜻한다.

씨맥-카나비 방송 내용에 따르면 선수인 카나비가 먼저 액션을 취한 경우는 한 번도 없다. 카나비는 징동게이밍, 스틸에잇(그리핀)에서 먼저 제의를 받았고, 마음에 들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수락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상기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 카나비는 ‘계약기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사만 해도 수차례 피력했다.


이 방송에서 반박한 스틸에잇 측의 입장문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징동 게이밍과 2년 임대, 3년 이적 계약을 맺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서진혁은 20일 현재 징동 게이밍 소속이 아닌 여전히 그리핀 소속 선수다”라고 한 것. 이 내용에 대해선 ‘계약서가 템퍼링 논란 이후 파기 됐기 때문에 카나비가 그리핀 소속이다’라고 답했다. 원래 임대계약만 했던 게 아니라 임대+이적 계약을 했는데 최근에 계약 파기가 됐기에 현재 완전한 그리핀 소속으로 돼 있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이적료 10억’ 이슈. 이날 방송에서 카나비는 직접 500만 위안(한화로 약 8억)이라는 숫자를 말했다. ‘이적 계약 자체가 이뤄진 적이 없었다’는 입장과 달리 실제 이적 이야기가 있었고, 실제 금액이 스틸에잇 입장문에 있는 금액하고 다르다고 지적한 것.

스틸에잇의 입장문이 나오기는 했으나 팬들이 봤을 때 의혹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할 정도는 아니어서 이 사건에 대한 롤팬들과 네티즌들의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논란의 중심인 조규남 그리핀이스포츠 대표는 21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한국에 도착한 조규남 대표가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논란의 중심에 선 상태인 그리핀은 현재 ‘2019 롤드컵’ 경기 일정을 소화 중이다.

엑스포츠뉴스닷컴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법무법인 비트 홈페이지+블로그-씨맥 트위치 채널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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