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7년' 조정은 "자연스럽게 순간을 누리길…결혼도 하고파"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19.11.04 오전 10:2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데뷔 17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건 콘서트를 여는 뮤지컬 배우 조정은은 “그동안 해왔던 작품들을 콘서트를 계기로 하나씩 꺼내 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정은은 19, 20일 양일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마주하다’라는 테마로 첫 번째 콘서트를 개최한다. 데뷔부터 지금까지의 자신의 시간, 무대 위에서 느껴온 여러 감정을 마주하고 관객과 만나려 한다.

“꺼내 보기 싫을 정도로 창피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 보면 참 애썼고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는 못 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스스로 ‘넌 못했어’라고 했는데 새롭게 보이죠. 이번에 하나씩 꺼내 보면서 몰랐던 걸 다시 보게 됐어요. 내 힘으로 안 되는 것도 있고 그 이상의 결과가 얻어진 것도 있어요. ‘이 시간이 좋은 기회구나’, ‘참 좋다’라는 감정을 많이 못 누린 것 같아요. 앞으로도 한 번에 바뀌진 않겠지만 뭐가 어떻든지 순간에 몰입하고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콘서트도 준비하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바뀌어요. 관객을 만나는 게 여전히 긴장되지만 제일 친한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고혹적인 외모와 섬세한 감정 연기, 목소리를 뽐내는 배우 조정은은 겉으로 풍기는 분위기처럼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시종 숨기 없는 솔직한 성격이 잘 드러났다.


내숭 없는 성격 때문에 남성 팬보다 여성 팬이 많단다. 그는 “척을 안 해서 그런 것 같다. 화가 나면 다 드러나는 편이다. 필터가 없다고 해야 하나. 그런 걸 편하게 보시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외모나 목소리 때문에 여성스러울 거로 생각하는데 성격이 그렇진 않거든요. 공주 역할을 하면 드레스를 입어도 자기 생각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런데 (공주 역할은) 사람 같지 않다고 해야 하나, 그때의 저는 조정은은 이도 저도 아닌 것 같은 거예요. 목소리나 보이는 이미지가 성격 부분과 딱 떨어지지 않아 갑갑하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스핏파이어 그릴’(2007) 펄시 역할로 변화를 시도한 적 있었어요. 변신하고 싶다기보다는 갑갑했던 것들을 버리고 메이크업도 안 하고 무대에 있는 게 편하더라고요.”

작품을 할 때도 개연성 없이 지고지순하기만 한 여자보다는 입체적인 역할을 지향한다.

“여자주인공을 할 때 ‘아무것도 몰라요’가 아닌 입체적인 인물을 하길 바라요. 드레스를 입는다고 화를 안 내는 것도 아닐 텐데 인간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해야 하나요. ‘모래시계’(2017) 혜린이도 그랬고 ‘지킬 앤 하이드’에서 엠마 역할을 할 때도 지킬 박사를 사랑하는 부잣집 여자로 단편적으로 설명되는 게 싫었어요. 특이한 여자잖아요. 그 시대에 말총머리를 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발상을 가진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도 다를 거로 생각했어요. 환경은 부자이지만 지킬과 맞닿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엠마할 때 그렇게 생각해서 지고지순한 느낌으로 하진 않았어요. 이유 없이 연기하면 재미없던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이렇게 하는 건 분명 이유가 있고 뭔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2002년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시작해 데뷔 18년 차에 접어든 조정은은 뮤지컬 ‘닥터지바고’, ‘모래시계’, ‘엘리자벳’, ‘몬테크리스토’, ‘드라큘라’, ‘레미제라블’, ‘엘리자벳’, ‘맨 오브 라만차’, ‘피맛골 연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다양한 작품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자신만의 아우라를 지닌 배우로 사랑받았다.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관객들이 뽑은 최고의 여자 배우상을 세 번 받기도 했다.

조정은은 “꿈이 달라진 것 같다”라고 털어놓았다.

“어릴 때는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 자체가 꿈이었는데 지금은 이미 배우가 됐고 꿈과 현실은 또 다른 게 많잖아요. 그 안에서 고민되고 답을 얻게 되는 것도 있고요. 배우가 된 뒤에도 내가 배우가 맞나, 해도 되나, 내 길이 맞나라는 생각을 계속했거든요. 결국 내가 제일 재밌어하는 일이고 배우를 하는 게 맞는다는 답을 얻었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기보단 자연스러운 게 좋아요. 나이가 드는 만큼 연륜이 더해지는 만큼 자연스럽게 흘러갔으면 좋겠어요. 여전히 열심히 책임감을 느끼고 하겠지만 일의 성패와 상관없이 어떤 이유 때문이 아닌 그 자체로 참 좋은 시간이라는 걸 누렸으면 좋겠고요. 그 순간을 마치면 항상 아쉽더라고요. 이게 좋은 거라는 걸 느끼지 못하고 훅 지나갈 때가 많은데 앞으로 순간순간을 많이 누렸으면 좋겠어요.”

배우뿐만 아니라 인간 조정은으로서의 바람도 생겼단다. 다름 아닌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결혼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일밖에 몰랐고 에너지의 대부분을 쏟았는데 지금은 뭘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좋은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답을 해요. 주위를 보면 싱글일 때 느끼지 않는 힘든 점이 있는 듯하지만 경험해보고 싶은 것 같아요. 사람이 힘든 일을 맞닥뜨릴 때, 바꾸고 싶지 않아도 바꿔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 선택해야 할 때 일로만은 한계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괜히 했다는 생각도 들 수 있지만 사람으로 성숙해지지 않을까 해요. 모 배우는 ‘결혼한다고 성숙하지 않아요’ 라고 하는데 (웃음)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새로운 소원이 생겼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