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우리의소리를찾아서' 900개 마을·3만명…타이거JK·재주소년 음원 발매[종합]

기사입력 2019.11.12 오후 12:0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가 30주년을 맞았다.

한국민요대전으로 모아진 토속민요를 간단한 해설을 곁들여 들려주는 MBC 라디오 스팟 방송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MBC는 1989년부터 토속 민요를 기록해 출판하고 방송하는 한국민요프로젝트를 시작했다.1989년부터 1996년까지 전국을 돌며 전국 900여 마을에서 이 땅의 삶과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각 지역의 토속 민요 18,000여 곡을 채록했다. 2,255곡을 엄선해 한국민요대전이란 타이틀로 9권의 해설집과 103장의 CD로 집대성해 출간했다. 한국의 굿 기록’이나 ‘북한 민요 전집’, 중국 만주 일대의 민요도 자료 형태로도 보관했다. 이를 공공기관에 기증한 공로로 세종문화상 단체부문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고 제68회 서울특별시 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영예를 안기도 했다.

1989년 10월부터 '한국민요대전' 프로그램을 방송해 청취자에게 우리의 소리를 전했다. 1991년 10월부터는 광고 형식의 짧은 프로그램인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를 개시해 28년 넘게 방송 중이다.


최상일 PD는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진행된 MBC 라디오 ‘우리의소리를찾아서’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30주년까지 올 것으로 상상을 못 했다. 일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 민요가 숨어 있다가 나 같은 사람을 불러들인 느낌"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최상일 PD는 1991년부터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를 만들기 위해 대한민국 곳곳의 사라져가는 소리를 기록하고 연구한 MBC PD이자 민요해설가다. 

최상일 PD는 "민요는 다른 음악과의 차별화가 있고 토속적인 느낌이 있다. 음식을 먹어도 토속 음식은 몸에 좋을 것 같고 잘 맞을 것 같고 맛도 있을 것 같지 않나. 독특한 매력이 있다. 마찬가지로 대중적인 노래였지만 산업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사라진 것을 다시 접하는 골동품을 찾아낸 것 같았다. 고고학자가 중요한 문화재를 발굴한 것 같은 매력을 느꼈다.우리 소리를 그저 몇개만 하고 말수는 없었다. 끝까지 가보자 해서 방대한 소리를 다시 기록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최 PD는 "900개 마을, 한 마을에서 적어도 10명 많으면 50명의 어르신을 만난다. 평균적으로 2, 3만 명은 되지 않나 싶다. MBC 라디오에 특별기획팀이 만들어져 시작됐다. 혼자 할 수 없어 중간에 5명 이상의 PD가 발령 왔고 지역을 나눠 다닌 적 있다. 그래서 시기가 앞당겨졌다. 아르바이트하는 학생, 운전기사, 엔지니어 스태프들이 같이 고생했다. 전문가들도 동행해 팀을 이뤘다. MBC가 공영방송으로서의 명분이 있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드는 장기 프로젝트임에도 가능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어르신으로는 "너무 많은 분들이 기억난다. 가슴 아픈 기억이 있다면, 강원도의 동강에 시집간 분들은 너무 힘든 삶을 살았다. 먹고살기 힘든 환경에서 나이가 든 할머니가 계셨다. 인생의 시름이 많을 수밖에 없다. 남편이 글만 읽어서 밭도 갈 줄 몰라 할머니가 혼자 다하고 아이 낳아 길렀다. 고단한 자기 인생 역정과 심정을 아라리에 실어 노래를 잘 불러주셨다. 하루 종일 녹음을 했는데 할머니가 노래도, 설명도 잘해줘 감동했다. 노래에 자부심이 있어서 카세트에 녹음을 해달라고 해 석 달만에 방문했는데 그새 돌아가셨다. 너무 가슴이 아파서 잊을 수 없다. 그분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분의 인생이 생각난다"라고 회상했다.

최상일 PD는 "MBC 자료뿐만 아니라 민요 자료가 흩어져 있는데, 연구와 다양한 활용의 기반이 되는 집대성한 플랫폼이 필요했다. 잘 안 되고 있다가 서울시에서 민요 박물관을 만들자고 제안해줘 5년 정도 준비했다. 현재 건물이 완성됐고 21일에 개관한다. 많은 자료가 넘어가 더 많은 활용처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MBC 자료를 기증하는 일을 주선했다. MBC에서도 공감해 흔쾌히 기증했다. 시민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15일 초대 관장으로 임용될 예정"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MFTBY의 타이거 JK와 재주소년(박경환)은 30주년을 기념해 토속 민요와 현대음악을 접목한 새로운 장르의 곡을 만들었다. 타이거 JK는 우리의 소리 '아리랑'을 접목해 '되돌아와'라는 곡을 작곡했다. 재주소년은 '북제주 갈치 잡는 소리'를 접목해 '갈치의 여행'이라는 노래를 썼다. 두 사람 오늘(12일) 음원 공개 후 서울 우리소리 박물관에 기증한다.

최상일 PD는 "(민요에서) 앞뒤에 말하는 부분을 잘 썼다. '갈치'를 주제로 한 건 세계 최초가 아닐까 했다. 자유로운 발상의 산물이라고 본다. 하나의 소재를 두고 사람마다 다각도로 볼 수 있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어 좋은 시도라고 본다. 가사가 의미심장하다. 어르신들이 밤에 불을 켜놓고 잔다. 갈치가 안 잡히면 졸음이 와 노래를 부르는 거다. 갈치가 불을 밝히면 오는데 갈치 입장에서는 잡히면 생을 마감하는 것 아닌가. 인생살이와 생명의 순환이 맞물린다는 철학도 담겼다. 타이거 JK의 노래는, '아리아리 쓰리쓰리' 부분이 옛날 분들이 발음하기 좋고 노래 부르기도 좋아 후렴구에 있는건데 그대로 살아 들어갔다. 보리타작 노래 '옹헤야' 등 민요가 적절히 사용됐다. 히트곡이 됐으면 한다"라며 만족했다.


타이거 JK는 "의미있는 프로젝트에 기회를 줘 감사하다. 무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작업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타이거 JK는 "250개의 소리를 계속 들었는데 힙합과 굉장히 흡사하더라. 소울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힙합에서는 굉장히 좋아하는 소리다. 어느 부분을 잘라도 곡이 되겠지만 중요한 프로젝트여서 고민이 많았다. '아리랑은' 재해석되고 여러 버전이 나오는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라는 가사는 '쇼 미더 머니'에서도 나올 수 없는 펀치라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감정들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느낀다. 대인배처럼 보이지만 가끔 발병이 났으면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세계적인 주제라고 생각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K팝이 유명해지면서 후크송의 시대가 됐는데 이미 '아리랑'은 대중 가요적인 요소와 포크송의 요소를 다 갖고 있다. 해외 시상식이나 올림픽에서 흘러나오면 외국 사람들이 아리랑을 같이 외쳐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즐겁게 작업했다. 윤미래가 후렴구를 작업해줬다. 뒤에 악기처럼 들리는 소리는 다 샘플이다. 너무 멋진 소리들이 악기를 대신했다. 댄스곡이지만 다 목소리를 잘라 만든 거고 여기에 비트를 얹었다. 우리의 소리로 만든 거다. 가장 트렌디한 곡을 생각해 만들자고 했다.우리의 소리와 힙합이 너무 잘 어울리더라"라며 작업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재주소년은 "루시드 폴의 '고등어'를 경쟁 상대로 둔 것은 아니었다"라고 농담했다. 이어 "우리에게 주어진 자료가 굉장히 방대했고 어떻게 활용하든 상관없다고 했다. 모든 게 내 손에 있고 어떻게든 활용해도 되는데 그런 자유로움이 어려움이었다. 제주도를 다녀왔다. 제주도의 특별한 공간이 북쪽 바다라고 생각한다. 북쪽 바다를 보려면 제주도를 가야 한다. '북제주 갈치 잡는 소리'를 고르고 곡을 썼다. 1989년에 채집된 소리인데 할아버지는 지금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고 레코딩이라는 것이 고귀한 기술이라고 느꼈다. 노래를 부르는 파트가 많지만 할아버지가 말하는 부분에서 갈치와 대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갈치와 대화를 이어가는 느낌으로 노래를 만들었다. 내가 어쿠스틱 기타를 쳤는데 줄을 옮기는 소리가 노 젓는 소리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음악이 그렇게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아내이자 피아니스트인 이사라가 피아노 연주했고 조용원 베이시스트, 원성일 드러머, 박기훈 색소폰 연주자가 함께 했다"라고 설명했다. 

오늘(12일) 정오에 음원이 공개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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