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준 해설, “노예계약 문제, 크게 잘못되었고 당연히 바로 잡아야” (전문)

기사입력 2019.12.13 오후 07:26



김동준 해설이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 업계에서 불거지고 있는 이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말했다.

13일 김동준 해설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에서 불거진 논란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번 입장문에서 그는 관계자로서 민감안 주제에 대한 의견을 꺼내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면서도, 하고자 하는 말을 가감 없이 장문으로 풀어냈다.

특히 씨맥 김대호 감독 징계 부분에 대해서는 확정적인 판단을 내라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들로만 놓고 판단한다면 당연히 과한 징계였다고 생각한다”는 소신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징계를 내린 LCK위원회는 이스포츠팬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고, 결과적으로 징계 보류라는 추가 조치를 내렸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여러분

얘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생각나는대로 천천히 솔직하게 말해보려고 합니다. 다소 글이 길고 두서없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러가지 사건들의 동향과 팬 여러분들이 여러 커뮤니티에 남긴 많은 글들 다 보고 있습니다. 보면서 지난 몇 달간 참 많은 생각을 했고요. 관계자 중 한 명으로서 이 상황에 대해 화가 나고 답답하기도 했고 슬프고 참담한 심정도 느꼈습니다. 여러 번 밤잠을 설치고 이상한 악몽을 꾸기도 했습니다.

아직까지 명확하게 결정 나지 않은 부분들이 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개선의지와 행동으로 인해 결국엔 좀 더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발전적인,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미 많은 것들이 널리 알려져 있고 합리적인 개선과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결론이 나왔니까요.

이런 일련의 사태들과 관련하여 저에 대한 여러가지 오해와 추측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의 직업상 오해나 억측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저는 늘 생각해왔고 웬만하면 혼자 견디려고 노력합니다만... 제 입장에서도 버티기 힘든 많은 얘기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저는 그것에 대해 최대한 저 개인적인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일단 저는 저의 주관이 공론화되어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 영향을 주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 직업이 주관이 필요한 게임해설가라는 게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일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 있어서 게임 중계는 게임 매니아들과 함께 열광하고 호흡하는 게 큰 의미이지 다른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0여 년 동안 활동해 오면서 단 한 번도 그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하냐고 물으신다면 아니라고 대답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저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석에서야 마음 맞는 사람과 거침없는 대화와 소통, 도움과 조언을 주고 받기 좋아하는, 사실은 술보다 술자리를 더 좋아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공적인 자리나 상황에서는 어떤 사안이나 상황에 대해서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저는 항상 제가 부족함이 많고 흠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럴 말을 할 자격이 있나를 늘 생각하며, 당연히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을 뿐더러, 사람마다 생각은 다 다를 수 있으니까요.

예전부터 많은 분들이 왜 개인방송을 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당연히 저 개인만 놓고 보면 인기나 영향력도 늘어날 수도 있고 돈도 좀 더 벌고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의 이런 성향은 주식회사 중계진의 일원으로 아프리카tv에서 가끔 시청자 분들과 소통 중계를 하곤 했습니다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1인 방송및 SNS를 특별히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사태가 이렇게 심각한데 왜 입꾹닫을 하고 있냐 소신발언을 해라 입장 표명을 해라 밥그릇 챙기는 거냐 이 사안에 관심이 없는 거냐 등 여러 가지 말씀을 하고 계시는데요.

일단 제 중계를 좋게 봐주시고 중계진으로서의 존재감 또한 크게 봐주시는 분들께는 다소 물음표가 생길 수 있는 얘기지만 저는 제가 여러분들과 함께 호흡하고 즐기는 중계진의 일원일 뿐 뭔가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인방송을 하면서 엄청난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저의 솔직한 마음은 그렇습니다.

힘을 가지고 있는 건 팬 여러분들이죠. 실제로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내기도 하셨고요.

위에 말씀드렸던 저런 이유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저는 어떤 의견을 얘기 하지 못했을 뿐, 관심이 없는 것도, 밥그릇을 챙기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또 다른 오해와 억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암묵적인 동조가 아니냐는 등의... 제 입장에선 정말 마음 아프고 힘든 얘기들이 겉잡을 수 없이 크게 번져 나가 돌이킬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이런 저런 사건들에 대한 저의 생각과 의견은 그렇습니다.


0. 제가 LCK 중계를 처음부터 시작했고 또한 그 이전부터 중계를 오랜 기간 동안 해왔기 때문에 몇몇 관계자들과 편하고 친하게 지내지만 그건 사석에서의 친분일 뿐입니다. 사업적인 계약이나 리그 전체 운영에 대한 결정 등에 대해서는 여러분들과 같은... 수준의 정보를 알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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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규남 전 그리핀 대표하고의 인연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20여년 전 GO 시절부터 시작된 게 맞습니다. 수 년 동안 이스포츠 판을 떠나 연락이 안 되실때도 저는 계속 중계를 하고 있었고요. 그리핀으로 돌아오셨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그리핀이라는 팀이 케스파컵에서부터 가능성을 보여줬고 멋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잘 되길 바랐습니다. 내부 사정은... 저는 당연히 알 길이 없었죠.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노예 계약 문제... 저도 당연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상식적으로 봐도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 기사를 보고 "아니 이게 실화야? 어떻게 이렇게 된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게 잘못되었고 당연히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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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씨맥 감독 징계 관련 얘기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것 또한 내부 사정이나 모든 상황에 대해 저는 알 수가 없고 처음엔 무슨 문제가 있었나보다 트러블이 많았나보다 라는 생각 정도였습니다. 이후에 알려진 얘기들이 다소 한쪽 얘기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들로만 놓고 판단한다면 당연히 과한 징계였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처음 징계를 철회했으니 이후엔 지켜보면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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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도란 선수 징계 관련해서도... 저는 당연히 사정을 모릅니다. 커뮤니티를 쭉 보면 다양한 얘기들이 있는 것 같던데 그런 부분들이 영향이 있는건지... 다른 이유가 있는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이 비슷한 KDA를 가진 플레이 사례가 많은 걸 보면 이 부분 또한 확실한 소명이 요구되지 않을까요?

저는 관계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얘기를 가볍게 할 수 없고 위에 말씀드린대로 제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되는가 주제넘은 건 아닌가에 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저의 생각을 얘기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다른 누군가가 난처해지고 힘들어지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것 같네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사회성이라곤 없었던 20~30대 초반을 넘어 30대 중반쯤 접어들었을 때쯤, 주위의 관계자들도 예전엔 다 형들이었는데, 동생들도 많이 생길 때 쯔음부터 나름 사회생활이라고 해야 될까요? 교류를 많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런 술자리에서 수도 없이 많이 한 얘기가 하나 있습니다.

“겜돌이들이 다 잘되고 대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대회도 더 커지고 판도 더 커져서 선수든 관계자든 모두가 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미 이스포츠와 게임... 전부는 아니겠지만 충분히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 더 잘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어릴적부터 오락실에 다녀 부모님께 혼나고 자랐던 0세대 겜돌이의 입장에서, 20여년 전 고등학교 때 부터 시작한 한 게임으로 인해, 이스포츠로 인해, 인생이 완전히 바뀐 사람 중 한 명으로... 이 마음만은 20여 년 동안 단 한번도 바뀐 적이 없습니다. 이거 하나만큼은 정말 떳떳하기에, 제가 지키고 싶은 소중한 가치이기에 많은 오해의 억측들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많은 것을 바로 잡기 위해 말하고 행동하신 많은 팬 분들께 송구스럽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어떤 형태로든 LCK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 저 개인적으로도 노력할 예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김동준 해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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