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 감독 "날 신뢰해 준 연상호, 후회 없는 선택 보여주고 싶었다"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03.19 오후 04:00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김용완 감독이 자신을 신뢰해준 연상호 작가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지난 17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방법'은 한자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 

'방법'은 기존 오컬트의 틀에서 벗어나 한국 드라마에는 없던 초자연 유니버스 스릴러 장르를 개척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마지막 회는 6.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시청률이자 tvN 월화드라마 시청률 5위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다음은 엑스포츠뉴스와 김용완 감독의 일문일답. 


Q. '방법'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연상호 작가는 영화계 선배이자 같은 감독 출신인데 어려움은 없었나. 반면 같은 감독이라 소통할 때는 장점도 많았을 것 같다. 

레진스튜디오의 제안으로 대본을 읽자마자 ‘재미있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였고,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히 연상호 작가님의 대본이라서 부담스럽다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네요. 오히려 연상호 작가님은 자신이 쓴 글이지만 본인도 감독으로써 ‘연출자’라는 포지션이 얼마나 막중한 책임감을 갖는 자리인지 아셔서 연출적으로 저를 매우 신뢰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더욱 그 마음이 고마워서라도 제 색깔을 연 작가님의 글에 잘 적용해 서로에게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프리 프로덕션에서 서로 좋은 작품들을 함께 보며 큰 그림의 ‘방법’ 시각화에 대한 대화를 나눴던 시간들이 재미있었고, 후배 감독으로써 연 작가님의 열정에 놀라기도 하며 많이 배웠습니다. 연상호 작가님은 매우 순발력이 뛰어나고, 시의성 있는 주제를 현재 시청자들의 관심사와 잘 접목시키는 능력이 대단합니다. 한 명의 팬으로서도 향후 연 작가님이 그리고자 하는 큰 세계관이 매우 궁금하고 흥미롭네요.

Q. 방법되는 신을 비롯해 무속 관련 장면을 위해 스태프들과 많은 회의를 했다고 들었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하다. 

글은 재미있지만 그것을 영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매우 다른 문제였고 어려웠습니다.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이 영화 '곡성'의 무속 자문을 해주셨던 조현우, 조지훈, 윤미영 선생님과 무속팀, 악사분들입니다. 그분들이 굿 장면과 관련해 작품 내∙외적인 부분을 미술 감독님, 배우분들과 함께 공들여서 도와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방법’ 이전에는 무속에 큰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는데 함께 하는 좋은 사람들을 통해 제가 모르던 세계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무속이란 것이 정답이 있는 게 아니지만 그 나름의 규율도, 체계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런 디테일들이 무속팀의 노력과 열정으로 채워지면서 이야기도 풍성해지고 새로운 그림들을 뽑아낼 수 있었다고 봅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Q. 조민수의 굿하는 장면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받는 명장면 중 하나다. 촬영하면서 힘든 부분은 없었나. 또 연출자의 입장에서 본 조민수의 연기는 어땠나. 

제가 배우들께 부탁드렸던 ‘진짜’처럼 보여야 한다는 목적을 두고 매우 오랜 시간 연습을 하셨습니다. 무당으로 보인다는 리얼리티가 만족될 때쯤 시나리오상 필요한 역살, 살, 방어, 결계 등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연기가 수반돼야 했기에 연출로써는 수없이 배우들의 연습 영상을 보며 시뮬레이션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민수 배우는 여자 무당 역으로는 향후 독보적일 것 같은 생각이 들 만큼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주셨습니다. 그 모든 것이 조민수 배우의 노력이었고, 진심이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감동을 많이 받았고 감사했습니다. 특히 무당이라는 역할이 단순히 굿 이라는 행위뿐만 아니라 실제로 신을 모신다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쉽게 연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조민수 배우는 그 어려운 과정을 굿 연습, 액션, 의상, 메이크업 등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 대충하지 않으셨습니다. ‘진짜 프로는 저런 거구나’라는 감동을 받았고, 굿 장면에서 마지막에 쓰러지시면서도 제 손을 잡고 ‘잘 나왔어요 감독님? 만족스러워요?’라고 물어보셨을 때 눈물이 났습니다. 그런 순간을 만들어 주신 조민수 배우께 진심으로 감사했고, 저 또한 다음에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Q. 악마에 분한 성동일의 연기도 화제였다. 선과 악을 오가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건 성동일이 가진 연기력 덕분이기도 했는데.

성동일 배우는 선악이 공존하는, 매우 어려운 캐릭터인데도 엄청난 노하우로 항상 다양한 톤을 준비해오셔서 저와 소통해주셨습니다. 대선배이신데도 항상 막내 스태프까지 챙겨주시는 인간적인 모습과 촬영이 들어가면 무섭게 집중하시는 모습을 보고 후배로써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Q. '기생충 다혜' 정지소의 파격 변신도 인상적이었다. 캐스팅 과정은 어땠나. 

정지소 배우의 경우는 영화 '기생충'에 출연했다는 것을 몰랐을 정도로 신선했는데, 첫 미팅에서부터 뭔가 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캐스팅이라는 것이 많은 데이터로 판단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딱!’ 느낌으로 감이 오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정지소 배우는 아역으로 오랜 시간 활동해서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난 배우였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악귀가 속에 있어서 암울하고 아픈 캐릭터였지만, 실제로는 매우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친구입니다. 어떤 작품을 만나더라도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배우라서 향후 행보가 저 또한 매우 기대됩니다. 

Q.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박수를 쳐드리고 싶은 배우는 너무 많아 꼽기 힘드네요. 그래도 한 명 더 말씀드리자면, 어린 소진 역할을 했던 이예빛 배우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힘든 내면 연기를 매우 잘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Q. 오컬트 장르에도 불구하고 마지막회 6.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좋은 대본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은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솔직히 기대 이상이라고는 했지만 욕심에는 끝이 없기에 항상 ‘조금만 더 시청률이 올랐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던 것 같네요. 그래도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Q. '방법'이 드라마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제작된다. 영화 역시 김용완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영화 '방법'은 어떤 방향으로 연출할 계획인가.

솔직히 아직 드라마 ‘방법’을 끝낸 것도 실감이 안 나는 상태라 영화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연상호 작가님의 대본을 믿고 성실하게 작품을 임해야겠다는 태도 정도만 정리한 상태입니다.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다면 당연히 드라마 ‘방법’ 보다 더 흥미롭고 강렬한 이미지로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습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