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인턴' 박해진 "나도 꼰대 될 나이 됐더라, 반성하게 돼"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0.06.30 오전 09:5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은 여느 오피스물과 달리 코믹하고 독특한 전개로 호응을 받았다. ‘살짝 돌은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신소라 작가의 말처럼, 각양각색 캐릭터가 총집합했다.

주인공 가열찬 역의 박해진은 어느 때보다 매우, 또 모처럼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유쾌한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촬영을 하면서도 되게 즐거웠다. 되게 예민할 때도 있지만 '꼰대인턴'은 저 스스로 웃을 수 있어 좋은 작품이었어요.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는 게 중요하지만 내가 힘들면서 웃음을 드리는 건 힘들 것 같거든요. 그런데 ‘꼰대인턴’은 저도 기쁘고 재밌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어 좋았어요.”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 부장 만식(김응수 분)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열찬(박해진)의 통쾌한 갑을 체인지 복수극을 담았다. 이후에는 이를 넘어 ‘꼰대’로 불리는 사람들이 결국 우리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세대와 세대 간의 어울림을유쾌하게 그렸다.

실제 박해진은 어떨까. 

“답답하면 ‘야’라고 하다가 ‘아 아니야’라면서 다른 방향성을 찾아보죠. 이런 행동이 꼰대라는 걸 아니까 얘기할 때나 생각할 때 턱턱 막혀요. 그럴 나이(38세)가 됐더라고요. 동생, 후배들과 얘기할 때 다른 방향성으로 얘기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꼰대가 돼 가는 게 아닐까요. ‘야’라는 말에 이미 답답함이 깔려 있잖아요. 반성을 하게 돼요. 세상에 당연한 게 어딨어요. 극 중에서 김응수 선배님이 ‘미생’ 대사를 패러디한 것처럼 가르쳐줄 수 있잖아요. ‘이걸 해!’ 이건 꼰대 같아요. 하지만 모르는 걸 물어보는 건 언제나 찬성이에요. 제가 정답을 아는 건 아니어도 선배라는 이유로 물어보는 건 언제나 찬성이죠.” 


복수도 잠시, 가열찬은 이만식과 힘을 합쳐 바퀴벌레 사태, 랜섬웨어 유포 사건, 국밥집 사장과의 연결고리 등 위기를 극복해냈다. 과거에 쌓인 앙금은 풀고, 브로맨스를 발산했다. 연말 시상식에서 김응수와 베스트커플상을 탈 수 있을지 기대되는 가운데 “주신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웃어 보였다. 

“김응수 선배님과는 첫 만남부터 불편함이 전혀 없었어요. 성격 자체가 꼰대 역할을 하시기에 맞지 않으시죠. 저희와 스스럼없이 지내세요. 작품하면서 선배님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 매순간 연습하고 연구하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계속 뭔가를 찾으세요. 선배님들에게는 굉장히 감사하다는 말로도 부족하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 현장에서 임하는 자세 등을 많이 배울 수 있었고 감동을 받았어요.”


박해진은 어느덧 15년 차 배우가 됐다. 2006년 KBS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로 데뷔,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 ‘하늘만큼 땅만큼’, ‘에덴의 동쪽’, ‘열혈 장사꾼’, ‘내 딸 서영이’, ‘별에서 온 그대’, ‘닥터 이방인’, ‘나쁜 녀석들’, ‘치즈인더트랩’, ‘맨투맨’, ‘포레스트’, ‘드라마’ 꼰대인턴‘ 영화 ‘치즈 인 더 트랩’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다. 중국에도 진출해 한류 스타로 인기를 누렸다. 

“데뷔 때도 지금도 연기에 임하는 자세는 같아요.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요. 다만 데뷔 초에는 스킬이 부족해 피치 못할 사정으로 그런 모습을 보여드려 심심한 사죄를 드리고 싶어요. 처음이라 이 정도면 잘 한 거지라는 생각은 프로의 세계에서 있을 수 없어요. 제가 나온 작품을 보면 스스로 전파낭비라 할 정도에요. 지금 봐도 깜짝 놀라요. ‘내가 이렇게 했다고? 감독님이 왜 오케이 하셨지. 포기하셨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가 오히려 열정적일 순 있지만 힘이 잔뜩 들어가고 긴장된 모습이 들어가서 좀 더 어색한 모습이 비쳐진 반면 지금은 좀 더 여유로워졌어요. 예전에는 하나하나 계산한 것 같아요. 상대가 어떻게 하든 내가 준비한 것에 푹 빠졌다면 지금은 많이 비웠어요.”

'꼰대인턴’을 마무리한 박해진은 신작 ‘크라임퍼즐’ 촬영에 돌입한다. 동명의 인기 스릴러 웹툰이 원작이며 박해진은 경찰과 협조해 많은 사건을 해결해 온 범죄 심리학자이자 사이코패스 기질을 지닌 인물을 연기한다. ‘꼰대인턴’과 다른 매력을 보여줄 거로 기대된다. 

"감옥에 있는 동안 경찰과 면회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는데 텍스트로 담기에는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워요. 벌써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걱정이긴 해요. 웹툰상으로 보면 제가 취조를 당하는 거고 앉아서 계속 썰을 풀어요. 지루하지 않고 현장감 있게 연기하려 고민하고 있어요. 아직 대본을 제대로 읽지 못했는데 하나하나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쉴 틈 없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원동력을 물으니 “일도 있을 때 하는 거다. 언제까지 날 찾아주겠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일이라는 게 되게 힘드니 쉬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분명히 있어요. 좋은 작품이 있을 때마다 하고 쉴 시간에는 푹 쉬어야죠. 저는 사실 목표가 없어요. 정해놓고 살지 않아요. 정해 놨을 때 목표에 다다르지 못할 때 예전에는 상실감이 있었거든요. 차츰 더 내려놓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작품을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이고 오늘 하루를 무탈하게 무사히 잘 보내는 게 목표입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마운틴무브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