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뮤지컬 데뷔 욕 먹었지만, 인정받으려 최선 다해 뿌듯"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0.07.31 오전 09:2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어느덧 뮤지컬 배우로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2004년 동방신기로 데뷔한 JYJ 김준수는 2010년 ‘모차르트!’ 초연을 통해 뮤지컬에 입문했다. 이후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디셈버’, ‘드라큘라’, ‘데스노트’, ‘도리안 그레이’, ‘엑스칼리버’ 등 대작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라는 편견을 뛰어 넘고 최고의 뮤지컬 배우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준수의 성공은 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뮤지컬에 도전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많은 후배 가수나 아이돌들의 롤모델로 꼽히기도 한다.

“감사하죠. 예전에 제가 뮤지컬을 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아니꼽게 보는 시기였어요. 그런 시선을 충분히 이해했고 계속하다 보면 바뀌겠지 했어요. 그분들에게 인정받을 때까지 진심이라는 걸 보여드려야겠다 싶었죠.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뮤지컬에 놀러 온 게 아닌 뮤지컬을 좋아해 최선을 다했다는 걸 보여주려고 다짐했어요. 이제는 아이돌이 뮤지컬을 한다고 하면 바로 욕먹는 분위기가 아니잖아요. 환영받는 분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해요.”

김준수는 1세대 한류 아이돌로서 뮤지컬 한류를 이끈 스타다. 그의 공연에는 항상 많은 외국 팬들이 자리한다. 한국 뮤지컬과 배우들을 알리는동시에 우리 작품이 일본, 중국 등 외국에 진출하는 신호탄도 마련하는 등 큰 역할을 했다.

“영어를 잘했다면 브로드웨이도 가고 싶은데,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가님과 형 동생처럼 지내거든요. 매일 저만 보면 ‘준수야, 영어만 해라, 무조건 가자’고 해요. ‘죄송합니다. 영어를 할 자신 없습니다’라고 해요. 일본어는 좀 할 줄 알아요. 일본은 뮤지컬 시장이 더 크거든요. 말해놓고 못 지킬까 봐 걱정되는데 언젠가 일본 배우들과 섞여 일본에서 공연해보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 일본 시상식에서 상도 받고 싶어요.”


현재 데뷔작으로 의미가 남다른 ‘모차르트!’ 무대에 오르고 있다. 미하엘 쿤체 극작가와 실베스터 르베이 작곡가의 작품으로 모차르트의 유년 시절부터 죽음까지 삶을 총망라한 작품이다. 모차르트는 자유분방하고 가식 없이 살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 자유분방함과 천재성은 양립하지 못하고 불행해진다. 천재 작곡가로서의 운명과 자유에 대한 갈망 사이에서 끝없는 내적 갈등을 지속하는 모차르트의 안타까운 삶을 보여준다.

“초연에는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어요. 모차르트를 뒤쫓는 애기(아마데)가 누구였냐, 남동생이냐고 한 사람들이 있었대요. 따라 나오기만 해서 아무 생각 없이 보면 명확하게 몰랐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 명확하게 보여줘 좋은 것 같아요. 천재성(아마데)은 모차르트의 머릿속에 있는 음악을 끄집어내 곡을 써요. 그런 감정 따윈 느낄 필요 없다는 듯 모차르트가 사랑을 하는 걸 싫어하기도 해요. 그러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아마데는 그 순간에도 악상을 떠올려요.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마데가 떠올리는 거로 연출은 했지만 사실 모차르트가 그런 거잖아요. 어머니의 죽음에서도, 아버지로부터도 비극적 영감을 떠올려요. 천재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피를 쏟아서 토해내듯이 마지막까지 작곡을 해내는데 결국 천재성이 집어삼키죠.

처음에는 아마데가 모차르트의 뒤를 따라 나오다가 2막 첫 장면에서 바깥으로 가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켜요. 아마데가 주도하고 모차르트가 끌려가는 거예요. 아마데가 당기면 모차르트가 끌려가기도 해요. 천재성이 잠식해가는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 관객분들도 그렇게 아마데를 보면 훨씬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버지 레오폴트는 모차르트를 사랑하고 걱정하지만, 그의 천재성에 집착하고 구속하려 한다. 모차르트와 아버지간의 갈등 역시 과거 공연보다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완벽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10년 전보다 아버지가 더 집착하고 구속하는 거로 표현돼요. 아버지가 하는 말이 아이러니하게도 틀린 말은 아니에요. 아빠 말대로 비극으로 되잖아요. 아빠가 천재성만을 요구했는데 천재 음악가 전에 아들로 바라봐 주면 이렇게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어요. 마지막에 ‘내 운명 피하고 싶어’를 부르고 나올 때 아마데와 아빠가 양쪽에서 달려가 껴안거든요. 관객들의 리뷰를 봤는데 비극인 거냐 희극인 거냐 하시더라고요. 열린 결말인데 연출님과 얘기한 적은 없어요. 마지막까지 아빠가 볼프강의 천재성만 사랑하는 거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반대예요. 마지막까지도 환영을 본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이는 천재성인 아마데가 아니라 첫 장면에 나온 모차르트의 아역이라고 생각해요. 씁쓸하지만 죽기 직전,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장면으로 아버지가 아마데가 아닌 아역을 안아준 거로 생각하고 싶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씨제스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