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우 "잘나서 아닌 운 좋아 떠, 가수·배우 계속 병행하고 싶다"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0.10.15 오전 09:3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3G 폴더폰을 쓰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등에서 집에서 TV나 인터넷을 하는 게 아닌 운동, 명상 등에 몰두하는 힐링 일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터뷰에 앞서 폴더폰을 꺼내든 그는 “다들 콘셉트냐고 묻는데 기계를 잘 못 다룬다. 개인주의이긴 한데 톡은 안 깔았다. 사진은 어플을 안 써도 괜찮게 찍히더라. SNS는 회사에서 관리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예능에서 싱글 라이프를 솔직하게 가감 없이 보여줬다.

“나가기 전에 미팅할 때 PD님, 작가님에게 저 이런 사람인데 괜찮으시겠냐, 말도 안 하고 혼자 있고 재미도 없다고 말씀드려요. 괜찮다고 하셔서 촬영했어요. 저와 프로그램의 색깔이 맞고 배우로서 작품이나 연기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앞으로도 예능에 출연할 의향은 있어요. 매니저가 예능에 나가자고 설득해요. 기무라 타쿠야는 자기를 모르는 유치원 친구들이 보는 프로에도 나간다면서요. 맞는 말 같아요. 어쨌든 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니 같이 일하는 사람 말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봐요.”

MBC에브리원 드라마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 촬영을 종료한 뒤 예능 출연을 비롯해 여행, 앨범 작업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가수와 배우로 올라운드 활약을 펼치는 그는 그룹 사거리 그오빠(지현우, 윤채, 사에, 김현중)로 지난 1월 데뷔하기도 했다. 

“대중 분들에게 배우로 각인돼있는데 해온 시간은 음악이 더 길어요. 앞으로 2, 3년은 같이 가지 않을까 해요. 음원을 하는 이유가 자기만족도 있지만 연기자도, 가수도 대중에게 알려야 사랑을 받고 그래야 활동하는 것 같아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게 컸어요.

회사에서는 말렸지만 신인의 마음으로 음악방송에 나가겠다고 했고요. 저는 괜찮았는데 음악방송 감독님이 민망해하시면서 웃으시더라고요. (웃음) 다 아이돌 친구들이고 더넛츠 활동할 때 사람들은 아무도 없는데 재밌고 좋은 추억으로 남았어요. 이 얘기를 하면 다 왜 그랬냐고 하는데 후배 분들에게 찾아가서 다 인사했어요. (정)윤호가 예전에 본인이 인사하러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오 괜찮다 싶어 저도 같이 인사드렸는데 되게 불편해하더라고요. (웃음) 한주에 계속 보니 그때는 인사하러 오시더라고요. 같이 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친구들이니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고 요즘 친구들의 에너지를 받고 싶었어요."


지현우는 2001년 문차일드의 기타리스트로 데뷔했고, 그룹 더 넛츠로도 활동했다. 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정식 데뷔해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 ‘메리대구공방전’, ‘달콤한 나의 도시’, ‘인현왕후의 남자’, ‘앵그리맘’, ‘트로트의 연인’, ‘송곳’, ‘도둑놈도둑님’, ‘슬플때 사랑한다’,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 ‘원티드’,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2’, 뮤지컬 ‘킹키부츠’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최근에는 고두심과 함께한 영화 '빛나는 순간'으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이 확정됐다.

“저는 배우가 될 거로 생각도 못 했어요. 공채 시험을 본 것도 어차피 난 음악 하는 사람이니 떨어져도 상관없다, 음악으로 생활하기는 너무 힘들다는 마음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는데 칭찬받고 인정을 받으면서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아요. 모든 게 인생 캐릭터예요. 팬분들이 기억하는 건 ‘올미다’ 이미지가 큰 것 같고 장르마다 좋아하는 분들도 다르잖아요. ‘송곳’은 확실히 남성분들이 좋아하시고요. 그런 것들을 통해 배워서 성장하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크게 잘나서 뜬 게 아니라 운이 좋고 맞아서 어쩌다 ‘올미다’가 잘되면서 더넛츠의 ‘사랑의 바보’, ‘잔소리’도 잘 됐죠. 내가 잘났다고 생각 안하고 그런 부담 없이 활동하고 싶어요. 잘되면 너무 행복하지만 하고 싶은 걸 너무 하고 싶어요.”


지현우의 목표는 배우로서 순수함을 잃지 않는 것이다.

“대본을 보고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려면 애기처럼 살아야겠더라고요. 책에서 봤는데 꼬마 화가가 있대요. 8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친구가 사자와 사슴이 같이 있는 그림을 그렸어요. 왜 이렇게 그렸냐고 하니까 ‘사자는 사슴을 잡아먹잖아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게 사랑 아닌가요’라고 했대요. 아이들은 천재라는 말이 이런 거구나 깨달았어요. 저도 그렇게 살았으면 해요. 어른이 되는 순간부터 ‘어린 왕자’에도 나오지만 숫자로 모든 걸 얘기하기 시작하잖아요. '쟤는 뭘 좋아해'가 아니라 '어떤 집에 어디 살아' 이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겠죠.”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라이언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