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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리포트] 슈틸리케와 첫 만남부터 그리는 미래까지

기사입력 2015.08.05 08:13 / 기사수정 2015.08.05 08:26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우한(중국), 김형민 기자]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1년2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충분한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줬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아쉬움 이후 빠르게 재정비한 슈틸리케호는 1월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분위기를 전환했고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한국축구는 슈틸리케와 함께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그와의 첫 만남부터 앞으로 그리고 있는 미래까지를 하나씩 살펴본다.

슈틸리케 감독의 첫 인상, 독일 할아버지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처음 슈틸리케 감독을 만났을 당시 첫 인상으로 "그냥 보통의 독일 할아버지 같았다"고 밝혔다. 그 편안함과 수수한 매력에 끌렸다. 우리와 잘 맞고 믿음을 갖고 대표팀을 맡기기에 좋을 것이라는 확신은 그러한 첫 인상에서 나왔다.

슈틸리케 감독을 만나기까지 일련의 과정은 짧지 않았다. 대표팀 사령탑을 새롭게 찾던 지난해 여름, 첫 접촉 상대는 네덜란드의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었다. 긴 이야기 끝에 실패한 이유는 한국과 유럽 간의 매우 먼 거리 등 복합적인 것들이었고 결국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용수 위원장은 판 마르바이크 감독을 보내고 독일 출신 감독들을 만나봐야겠다는 운명과도 같은 확신이 섰다. 이후 에이전트와 지인들을 통해 후보군 몇명을 추리고 이들에게 연락해 영국 런던에 와줄 것을 요청했다. 런던의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오지 않은 사람들도 있고 온 사람도 있었는데 그 중에 슈틸리케 감독이 있었다.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과 면담 끝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그를 한국으로 데리고 가기로 결정했다.

슈틸리케에게도 새 얼굴들은 기대 이상

축구대표팀을 맡고 나서 슈틸리케 감독의 행보 중 돋보인 하나는 K리그 관찰이었다. K리그를 직접 찾아서 보러 다니는 슈틸리케 감독의 모습은 이전의 대표팀 감독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느껴졌다.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흙속의 진주들도 잇달아 찾아냈다. 이정협을 비롯한 여러 선수들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태극마크를 달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번 동아시안컵도 마찬가지다. 슈틸리케 감독이 찍은 김승대, 이종호는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고 권창훈, 임창우 등도 A매치 데뷔경기였던 중국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은 첫 단추를 기분 좋게 꿸 수 있었다.

하지만 사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들의 활약에 놀랐다고 한다. 본인이 직접 뽑은 인물들이지만 선수들이 그 이상의 활약을 해주면서 슈틸리케 감독도 만족감과 함께 감탄사를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우한에 올 때 도전자라고 했던 슈틸리케 감독이 이제는 대표팀을 우승후보로 부르며 바꾼 배경이다.



지금보다 더 빛나는 청사진, 슈틸리케와 그린다

이용수 위원장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더욱 넓게 그리고 있는 대표팀의 청사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단순히 이번 대회의 성과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대표팀의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한 첫번째 구상으로 스태프 보강이다. 큰 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도자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는 것이 좋은데 지금의 코칭스텝에 다른 색깔을 가진 코치를 영입해 벤치를 강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 위원장은 "동아시안컵 등 이러한 대회은 동기부여하는 감독이 필요한데 큰 대회는 전술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아시안컵과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에 스태프 보강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에는 월드컵 16강에 지속적으로 들 수 있는 대표팀의 시스템을 만들 생각이다. 그 롤모델은 프랑스와 독일, 벨기에다. 이들은 다들 한번씩 부진의 상처를 입은 뒤 유소년 정책 등 그들만의 색깔로 올라선 대표적인 팀들이다. 프랑스는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본선에 오르지 못한 이후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독일은 유로2000에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월드컵 우승국으로 성장, 벨기에도 최근 황금세대를 길러내며 새로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을 본보기로 협회 기술위 등 관계자들은 꾸준히 좋은 선수들이 배출되는 축구를 공부하고 있고 슈틸리케 감독과 공조해서 그러한 시스템을 우리나라에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는 강팀과의 A매치 일정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한 상대를 만나 자주 경기를 해야 월드컵 등 큰 대회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만큼, A매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들 중 하나다. 이용수 위원장은 올해에는 여건상 A매치를 잡기가 힘들지만 내년에라도 좋은 상대들과 대표팀이 만나 성장할 수 있는 여건들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울리 슈틸리케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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