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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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의 노크 in 칸] 김시내 오드 대표 "모두가 똑같이 걸을 필요는 없죠"

기사입력 2017.06.08 10:25 / 기사수정 2017.06.08 13:03

[김유진의 노크]는 영화계 안팎에서 힘을 보태고 있는 숨은 일꾼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는 엑스포츠뉴스의 고정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네 번째 주인공은 영화 수입사 오드(AUD)의 김시내 대표입니다. 설립 5년째를 맞은 오드의 이름은 '관객'을 뜻하는 말인 'Audience'의 앞 글자에서 가져왔습니다.

오드는 지난 해 5월 개봉해 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열풍을 일으킨 '나의 소녀시대' 등 대만 영화는 물론 '매기스 플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한 '문라이트' 등 예술성이 뛰어난 유럽 영화들을 수입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습니다. 오는 7월 13일에는 에단 호크와 샐리 호킨스 주연의 '내 사랑', 또 올해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The Killing of a Sacred Deer)'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김시내 대표를 만난 곳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가 한창 진행 중인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앞이었다. 김 대표가 자연스럽게 5월의 일상을 칸에게 맡긴 지 올해로 벌써 11년째다. 5월 17일 영화제 개막 당일 오전 1시, 숙소에 짐을 풀며 칸의 땅을 밟은 김 대표는 인터뷰 전날까지도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오드가 수입한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를 비롯해 '옥자', '원더스트럭' 등 보고 싶은 영화들은 시간을 쪼개 챙겨봤다. 여기에 좀 더 새로운 경험을 쌓아보고자 올해는 컨퍼런스까지 직접 수소문해 들으며 견문을 넓혔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재미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모두가 같은 걸음을 걸을 필요는 없다"는 자신의 생각을 차분하면서도 강단 있게 밝힌다. 그렇게 뚜렷한 소신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김 대표와 칸의 한 레스토랑에서 함께 나눈 이야기들은 두 시간을 훌쩍 넘어갔다.

▲ 11년 째 찾은 칸영화제…"'조금 더 배우고 싶다' 느꼈죠"

-칸영화제를 찾은 것이 올해가 벌써 11년째라고.


"11년 됐어요. 칸에 처음 왔을 때는 다른 회사 직원이었고, 오드를 설립한 게 5년 정도 됐으니 제가 독립해서 (칸에) 온 것도 5년 정도 된 것 같네요.(웃음) 회사 규모는 작아요. 저 포함해서 직원 세 명이에요. 올해 칸에는 저 혼자 왔고요. 해외 업무와 배급은 제가 하고, 마케팅도 중요하니까 같이 하기도 하죠. 직원이 한 명 있을 때도 있었고, 두 명 있을 때도 있어서 그 때는 (칸에) 짧게 있었지만, 주로 혼자 할 때도 있었고요. 겁이 없어서 그런가(웃음). 어차피 제가 할 수 있는 영화와 할 수 없는 게 있잖아요. 제 취향이 독특해서, 성향 상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작고 엣지(Edge) 있는 영화들에 관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칸영화제에서의 일상을 간단히 말해준다면.

"칸영화제는 제일 큰 영화제이기도 하니까, 오기 전에는 스트레스가 많거든요. 이런 큰 영화제들은 마켓 시작 하루, 이틀 전부터 세일즈 회사들이 미리 와서 부스를 챙겨요. 비공식적으로 미팅을 하기도 하고요.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노력하죠. 미팅은 상대적으로 중요한 회사나 꾸준히 하는 회사들과 하려고 하고요.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는 1년 전 칸에서 샀던 작품이거든요. 미팅을 할 때는 제가 관심이 있지만 모든 영화를 살 수는 없잖아요. 그럼 기억을 해두고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했다가 다음 마켓에서 사기도 하죠. 그 사이 다른 한국 회사에서 먼저 살 수도 있는 거고, 요즘에는 넷플릭스나 아마존에서 전 세계 작품들의 판권을 사들이기도 하고 있고요. 영화마다 저와 운이 있는 것 같아요. 좋아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도 있고 하거든요."

-10년 전 처음 칸에 왔을 때와 지금은 강산이 몇 번은 변했을 것이다.(웃음) 그 변화가 느껴지나.

"처음에 칸에 왔을 때는 정말 떨렸어요. 그 때는 진짜 예술영화를 잘 몰라도 좋은 영화를 많이 보고, 너무나 신기한 거예요. 또 화려한 레드카펫에 기가 죽기도 하고, 처음 2년 정도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정신이 없었어요. 그러면서도, 설렜던 느낌은 났던 것 같네요.(웃음) 지금은 제가 어디서 누구를 만나 밥을 먹고 그런 것이 익숙하지만, 예전에는 그걸 잘 모르니까 헤매고 그랬었죠. 왠지 피곤하고 정신없고요. 세일즈 회사 중에서는 도로변, 혹은 아파트를 빌려서 개인적으로 하는 회사도 있거든요. 주소를 주고 '우리는 오피스가 여기다, 여기로 와라' 이러는데 처음에는 못 찾는 경우가 많죠. 그 때는 구글 맵도 없고 그러니까.(웃음) 종이로 된 지도를 일일이 다 보면서 가다가 미팅에 늦고요. 거리에 경찰들이 있잖아요. 경찰들한테 물어보고 그렇게 찾았었죠.(웃음)"

-영화제는 좀 즐겼는지. 올해의 칸영화제는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올해는 영화 많이 봤어요. 거의 심사위원의 느낌으로 모든 영화를 다 본 것 같네요.(웃음) '옥자', '원더스트럭'도 공식 상영회 티켓이 구해져서 직접 봤고요. 저희 회사 같은 경우에는 영화를 많이 사지도 않고, 또 이미 개봉할 영화들이 있어서 급하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올해는 경쟁작들 영화를 좀 보고 이 영화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개봉하는지 그런 것도 비교해보고 싶더라고요. 올해 저의 칸은, 아마도 경쟁작 영화를 제일 많이 신경 쓰고 의식하면서 챙겨보게 된 영화제가 아닐까 싶어요. 또 '조금 더 배우고 싶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요. 약간 한 발짝 물러나서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하는지, 또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어떤 고민을 하고 그러는 지도 보게 됐죠. 이번에는 컨퍼런스를 많이 들었어요. 영화 같은 경우에 하루에 몰아서 보고 나면 시간도 남고 해서, '뭘 조금 더 해볼까' 하다가 찾게 됐는데, 그런 강의들이 너무나 좋더라고요."

-영화 수입사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쪽 일에 대해 현실적인 설명을 해 준다면.

"가끔씩 사람들이 SNS로도 쪽지를 보내서 '일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되냐'고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일단, '3~4년은 미친 듯이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1~2년 일을 하다가 보면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서 흐름이나 방향, 빨리 캐치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인식이 되거든요. 처음에는 정말, 약간 고시생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내가 쌓아놓은 데이터베이스가 있어서 스스로 조절할 수 있을 때가 되면 그게 빛을 발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업계 자체가 화려한 건 없어요."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 해 줄 수 있나.

"완전 초보라고 한다면 정말 미친 듯이, 야근이라는 개념을 떠나서 9시에서 6시까지만 일을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숙제는 매일 해야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팟캐스트를 매일 듣는다거나 하는 것들이에요.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 수입사에 관심이 있다면 그런 훈련이 필요하거든요. 요즘에는 '버라이어티'나 '할리우드 리포터'같은 곳의 소식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됐잖아요. 영화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런 데이터베이스는 몰아서 듣는다고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항상 만들어지고, 항상 새로운 소식들이 나오니까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면, 야근의 개념이 아닌 많은 시간을 일상에 녹여서 훈련할 자신이 있어야 하고, 그렇게 2~3년이 지났을 때 '어떤 영화를 수입할까' 전략이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초반에 업계에 진입하는 사람은 영화를 소개하고 구매하는 게 수입 업무라고 여겨지진 않고요. 업계가, 또 영화제가, 혹은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져서 세일즈가 되고 소개가 되는지 아는 게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최종적으로 딜(deal)을 해서 구매를 하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이니까, 선배들이 가르쳐주기도 하고 또 경험상 쌓이는 것이거든요. 그걸 일이라고 생각하면 못하죠."


▲ "'게으른 록스타' 꿈꾼다…따뜻한 삶 살고 싶어요"

-막내 이모가 배우 김부선 씨라고 들었다. 집안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이쪽 업계를 꿈꾸게 했던 것인가.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어요. 막연하게 영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막내 이모가 저 6~7살 때부터 촬영 세트장에 데려가고 그랬거든요. (김 대표는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는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여줬다. 30년 전에 찍은 이 사진에는 김 대표와 김부선 등 가족들이 한 데 모여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 사진도 제가 얼마 전에 고향 집(제주도)에 갔다가 보고 이모한테 보냈는데.(웃음) 중간에 이모 일 도와주러 엄마와 서울에 있을 때가 있었거든요. 그럼 그 세트장에 있던 기억들이 막 나요. 이모와 같이 일을 하는 많은 친구 분들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영화하는 사람들은 멋있고 솔직하고 세련됐다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떤 일을 하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는 거예요. 제가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영화를 제작하는 일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고요.(웃음)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로 이런 사람들과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참 매력적인 업계라고 느꼈어요."

-그런데 막상 전공은 경제학을 공부했다.(웃음)

"저희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예술영화가 인기였어요. 제 고향이 모슬포거든요. 제주시와는 문화적으로 또 달라요. 문화적인 갈증이 많았죠. 비디오 가게에서 그 갈증을 푼 것 같아요.(웃음) 학교 끝나면 비디오 빌려서 친구들이랑 보면서 얘기하고, 고등학생 때까지 그랬던 것 같네요. 서로 다르고 다양한, 개성 있는 사람들이 멋지다는 생각은 계속 했고요. 전공은 경제학을 했는데, 내용은 저도 잊어버렸지만, 지금 생각해보니까 도움 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웃음) 제가 감독이나 창작자가 아니기 때문에, 약간 한 발짝 물러나서 계산해야 되는 부분도 있거든요. 물론 저희 라인업을 보시고 '흥행은 포기하고 영화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나름대로는 계산하고 하는 것입니다.(웃음)"

-지금의 오드를 만들기까지 여러 군데를 거쳤다고.

"처음 시작은 명품 홍보 대행사였어요. 처음엔 신기하고 재밌었는데 약간 한계를 느끼면서 거리감을 갖게 됐죠. 그 곳에서 2년 정도 일한 후에, 좀 고민을 했어요. 고등학생 때 미국에 잠깐 다녀왔었고, 영국에서 공부도 잠시 했었거든요. 이후에 영어를 이용한 뭔가를 하는데 영화 마케팅이기도 하고, 해외영화 도와줄 수 있냐 해서 일을 시작하다 여기까지 왔네요. 주위에서는 이 일을 할 때 저희 이모(김부선)가 소개를 시켜줘서 하게 됐다고 생각하시는데, 전 정말 영화 쪽에서 일할 줄 모르고 시작했거든요. 저 혼자서도 엄청난 고민을 하고 그러다가 우연히 시작한 일들이 이렇게 영화 쪽으로 오게 돼서 저희 집에서도 놀랐어요. 하다 보니 이렇게 10년이 흘렀네요."

-오드는 작품성을 높게 평가받는 작품들을 수입하기로 유명하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액션이나 애니메이션은 관심이 없어요. 사실 액션이나 애니메이션이 수익 모델 면에서는 타깃이 확실하기 때문에 대중적이기도 하고, 또 안전하거든요. 저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나 다큐멘터리를 좋아해요. 드라마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최근의 '문라이트'처럼 변두리의 사람들 이야기에 끌리죠. '문라이트'를 보고 나서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물론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죠. 다만 영화를 보고서 생각만이라도 한 번 할 수 있거나 나와 전혀 만나지 않은 사람일 수 있지만 마음이 동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그런 것이요. 보고 나서 마음이 흔들릴 수 있는 게 이야기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기도 하니까, 이왕이면 그런 영화를 하고 싶죠."

-그동안 함께 했던 작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는다면.

"'문라이트'는 제가 6~7개월 동안 스토커가 된 느낌으로 준비했었거든요. 개봉할 때까지 여러 가지로 제게 중요하기도 했고요. 정말 제가 인터뷰 답변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팟캐스트나 인터뷰, 기사들을 모두 찾아보는 것은 기본이었어요.(웃음) 마케팅을 하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만큼 꼭 하고 싶었던 영화이기도 했어요. 잘 때도, 취미 생활인 등산을 할 때도 몇 번씩 반복해 들으면서 정말 '문라이트'에 빙의했었죠.(웃음) 배리 젠킨스 감독을 보면서 '역시 천재는 타고 나는 것이구나, 모두가 천재가 될 수는 없구나' 그런 생각도 했어요. 그 당시에 제 개인적인 일들도 있었고, 출장도 가야 했고 했지만 그럼에도 그만큼 시간 할애를 많이 했죠. '문라이트' 국내 개봉이 잘 되고 나서 최근 함께 고생한 분들과 회식을 했는데, 디자이너 실장님도 "'문라이트'에 너무 영혼을 팔아서 후유증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그랬죠.(웃음)"

-반대로 아쉬웠던 작품은.

"항상 아픈 손가락은 직전에 개봉했던 영화들인 것 같아요.(웃음) 1월에 개봉했던 '매기스 플랜'이 그래요. (관객 수가)4만 7천 명 정도 들었거든요. 스코어를 떠나서, 설 연휴 때 개봉을 해서 사실은 굉장히 안 좋았어요. 그때 다 반대를 했지만 제가 그 날을 고집해서 무리해서 들어간 것도 있었죠. 어쨌든 충분히 그것보다는 훨씬 더 대접 받을만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개봉하고 나서는 점유율이 굉장히 높았거든요. 시사회 반응도 '문라이트'보다 좋았던 작품이었고, 특히 그 영화를 보면서 공감하는 관객들의 분위기가 좋았는데 아쉽죠. 그렇게 '매기스 플랜'과 '문라이트'를 개봉했는데, (쏟아 부은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후유증처럼 우울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또 지금은 생각이 안 나요.(웃음) 물론 후회가 되고 아쉬운 부분이 떠오르는 것도 여러 가지 있지만, 지금 개봉할 영화를 또 생각하게 되는, 마치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나는 그런 기분이 들고요. (한 편의 영화가 끝나면) 잘 잊는 편이긴 해요.(웃음)"

-오드에서 한국 관객들의 다양성을 보장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아닌가.(웃음)

"제 성향 자체가 상업적인 영화들을 개봉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물론 제 생각이 어리석은 것일 수도 있고, 경영적인 부분에서 생각을 잘못 하는 것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똑같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자기 인생이고, 각자 사는 방향이 있잖아요. 영화를 예술이라고 한다면 가장 큰 미덕은 다양함일 테고요. 저는 제가 싫어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독립을 한 것이거든요. 그러니 좋아하지 않는 영화를 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요. 그렇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한 번도 안 가본 우크라이나의 수화하는 아이들을 생각해보고 ('트라이브'(미로슬라브 슬라보슈비츠키 감독))' 러시아를 생각하고 ('리바이어던'(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 그러겠어요.(웃음) 독립을 하는 순간 많은 것을 잃고 또 외로운 길이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게 뭔지는 몰라도 정말 감각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너무 확고했기 때문에 '외로워도 좋다, 돈을 못 벌어도 좋다'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직원들의 월급 밀리지 않고, 대표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은 하면서요. '마이너스만 되지 않으면 한 번 해볼까'란 마음이었거든요. 이 일이 수익적으로 남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는 이렇게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 좋아요. 많이 배우고 있기도 하고요. 그게 제일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김시내 대표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은.

"저는 다음 생에는 '게으른 록스타'로 살고 싶어요.(웃음) 멋있는 삶이라고 생각하죠. 제가 생각하는 저는 엄청 게으른 사람인 것 같거든요. 그리고 게으르게 살고 싶고요.(웃음) 부지런하게 살아서 이루고 싶은 목표들이 있잖아요. 그것보다 일상에서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어요. 아침엔 요가도 하고 집에서 요리도 하고, 취미 생활로 프랑스 자수도 하고요.(웃음) 물론 일을 할 때는 야근도 하고 그렇지만, 궁극적으로는 매일 일만 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죠. 저한테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별로 중요하지는 않아요. '범죄만 저지르지 않는다면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있어서, 모두가 똑같은 걸음으로 가야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1등이 되고 싶지도 않고, 그게 너무 불편하기도 하고요. 하고 싶은 건 금방 금방 바뀌긴 하는데, '지금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하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고 싶네요. 그게 말이 될 수도 있고 어떤 관계일 수도 있지만 같이 했을 때 도움이 되고 시너지가 될 수 있는, 내 가족뿐만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어떤 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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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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