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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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의 기록에서 읽을 수 있는 SK의 고민

기사입력 2018.01.02 12:44 / 기사수정 2018.01.02 13:04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가 해결해야 할 테이블 세터진이라는 약점은, 이번 시즌 홈런왕 최정의 타점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다.

2017년 130경기에 나와 136안타 46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3할1푼6리의 타율과 함께 113타점 89득점을 올렸다. 최정의 113타점은 리그 5위로, 토종 3루수로는 최초로 40홈런과 100타점을 함께 올렸다. 그런데 최정의 타점 기록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소 아이러니한 부분이 있다. 

타점 상위권 선수들을 살펴봤을 때, 124타점으로 타점왕을 차지한 다린 러프(삼성) 앞에는 365명의 주자가, 최형우(KIA,120타점)와 김재환(두산,115타점) 앞에는 각각 345명, 365명의 주자가 있었다. 4위 김하성(넥센,114타점) 앞에는 총 373명의 '밥상'이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최정이 타석에 들어갔을 때 주자는 총 254명이었다. 최정 앞 주자 265명은 리그 30위에도 들지 못하는 수치다. 주로 3번에 배치됐던 최정과 달리 1~4위 선수들이 모두 4번타자였지만, 삼성 구자욱이나 두산 에반스, NC 나성범 등 역시 주로 3번을 맡았던 선수들 앞에도 총 360명 이상의 주자가 있었다. 잔부상으로 경기 수와 타석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고려해도 최정의 타석 당 주자는 0.48명으로 상위권 선수들이 0.54~0.62명을 기록한 것과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결국, 리그 5위까지 오른 최정의 타점 기록에 동료들의 도움이 많지 않았음을 뜻한다. 자기가 차려 자기가 먹는 경우가 많았던 셈이다. 단순하게 최정이 친 46개의 홈런 중 절반 이상인 27홈런이 솔로홈런이라는 것으로도 어느정도 설명이 된다. 득점권 타율 3할8푼8리로 리그 1위였던 최정 앞에 더 많은 주자가 있었다면 최정의 타점 기록은 물론 SK의 시즌 결과도 조금은 달랐을 지 모른다.

홈런 1위인 팀 전체로 넓혀도 솔로홈런이 234홈런 중 138홈런으로 59%의 비율을 차지했다. 출루율의 문제를 테이블 세터진으로만 한정할 순 없지만, SK의 테이블 세터진이 그리 강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시즌 내내 출루율의 가능성을 강조했음에도 2017년 SK의 1~2번타자의 출루율은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리그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홈런에 가려졌던 그림자였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한다면 SK가 2018년, 전 시즌의 화력을 유지한다고 봤을 때 테이블 세터진만 조금 더 강해져도 엄청난 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다행히 노수광, 조용호, 최항 등 2017년 여러 젊은 자원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역시 반대로, 이들의 잠재력이 잠재력으로 그친다면 변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테이블세터라는 고민의 해결 여부가 '남자의 팀' SK의 위력을 배가시킬 열쇠가 될 전망이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기록 출처=스탯티즈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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