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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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초점] 종현의 '환상통', 결국 한 연예인 혹은 '모두'의 노래

기사입력 2018.01.24 07:58 / 기사수정 2018.01.24 08:02

박영웅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영웅 기자] 종현은 마지막 앨범에서 ‘사람’을 노래했다. 이 앨범에서 그는 화자가 되었고, 노래 속 주체는 결국 ‘모두'로 지칭되는 타인들로 삼았다. 세상을 위로하며, 노래를 듣는 대중과 공감하자는 게 앨범이 전달하고자 한 큰 주제였다. 자신 혹은 타인의 감정을 통해 외면하고 싶었을 사람들의 아픔을 색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음반이다.

싱어송라이터의 취향과 감정은 가사의 정서와 표현 방식을 통해 어떻게든 드러나기 마련. 그런 면에서 종현의 유작 ‘Poet | Artist’는 기쁨 슬픔도 아닌 묘한 경계에서 풀어낸 노래, 그리고 툭툭 내뱉는 밀착형 가사로 사람들의 여러 감정을 꼬집었다. 

흔한 사랑과 이별을 말하면서도 결국은 사람의 관계에 대한 노래들이다. 다만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그걸 표현하는 문법은 가볍게, 부담없이 감상이 가능하게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져서 아파할 때, 슬퍼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특히 캐릭터, 음악, 퍼포먼스를 하나로 엮은 타이틀곡 ‘빛이 나’ 외에 수록곡 ‘와플 (#Hashtag)’은 그만의 표현법이 더욱 짙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와플’에 비유해 ‘관종’이라 일컫는 일부 현대인들, 혹은 악플러들의 행태를 두루 지적했다. 

'쟤랑 걔랑 사귄대 / 그렇다 카더라 / 도가 텄어 다들 도가 텄어 / 남 얘기하는 거 아니면 말고 / 걸레짝 되면 또 딴 얘깃거리 갈아타면 되지 뭐 / 심심했는데 잘 됐어 그래서 어떻게 됐다고? / 와플 먹어 너도 한번 씹어 악플 먹어’ ('와플 #Hashtag'中) 속내를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노래하면서도 가벼운 터치로 담담하게 표현한 화법이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수록곡 11곡에는 그의 감정이 차분히 드러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건 항상 그래 / 쓰러질 듯 또 흔들려 / 곧 터질 듯 위태롭게 빛나 / 늘 불안할수록 더욱 더’(‘환상통’) 등의 가사로 자신을 투영시켰고 알앤비곡 ‘기름때’에서는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하얀 셔츠에 묻은 기름때로 표현했다. 또 어쿠스틱 발라드 '우린 봄이 오기 전에’에선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차분하게 전달했다. 

오히려 힘을 줘 몰아치는 순간은 없다. 그래서 무심하게 끄적인듯한 가사가 더욱 힘있게 전달되며, 모든 곡은 개인적이면서도 공감을 꿰뚫는다. 과장되지 않은 정직함을 머금고 있으니 감정을 그대로 전달함에 있어 흐트러짐이 없다. 그저 소박한 자기고백이다. 

적지 않은 수의 아이돌이 경쟁을 반복하고 저마다 자작곡으로 실력을 검증받는 시대에, 종현은 남다른 재능으로 희소가치를 인정받은 아티스트였다. 위로의 노랫말이 보편적인 공감에 닿자, 결국 모두의 노래가 되었다.

박영웅 기자 enter@xportsnews.com 

박영웅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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