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7 02:49
게임

"셧다운제 이어 질병분류화라는 새로운 '공포'가 등장했다"

기사입력 2018.03.09 17:15 / 기사수정 2018.03.09 17:31

최지웅 기자


"새로운 미디어가 나올 때마다 기존 미디어는 항상 비판적 시각을 견지했다."

9일 윤태진 연세대학교 교수는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게임문화재단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누가 아직도 게임을 두려워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날 윤 교수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려는 시도는 게임 포비아(공포증)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해 보편성을 확보할 때 올드 미디어는 끊임없이 저항해왔다"면서 "그 방법으로 새로운 현상이나 미디어가 유해하다는 '공포'를 만들어 퍼트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800년대 초반 유럽에서 대중 소설이 인기를 끌자 유수 신문사들은 선정적인 소설책 때문에 모방범죄가 급증한다고 일제히 비난했다. 또 2000년대 들어 인터넷이 가정에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할 때 기존의 신문과 텔레비전이 힘을 합쳐 인터넷 부작용에 대해 논했다.

기성세대 역시 익숙하지 않은 신세대 문화에 대해 '저속하다', '버릇없다' 등 윤리적 혹은 교육적 담론을 앞세워 깎아내리기 급급했다. 게임도 현재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는 게 윤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2012년 발생한 고종석 사건 등을 예로 들며 "언론은 피해자가 어떤 술을 먹었는지 궁금해하지 않았고, 어떤 게임을 했는지를 더 강조했다"면서 게임 공포를 조장했던 과거 보도 방식에 대해 비판했다.

이날 윤 교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게임 공포를 조장하는 방식은 크게 4가지였다. 이를테면 '게이머는 정상적 인간의 반대 개념이다', '게임은 교육의 방해 요소다', '게임은 건강을 해치는 원흉이다', '게임 플레이는 하등 쓸모없는 일이다' 등 게임에 비정상적이고 반사회적인 개념을 결합시켜 그 안에 내재된 공포를 조장했다.

윤 교수는 "이제는 셧다운제 이어 질병분류화라는 새로운 공포가 등장했다"며 "설령 게임 중독을 인정하더라도 정말 게임 때문에 그런 것인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지, 이런 공포 담론이 좀 더 나은 움직임으로 연결되는 것인지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최지웅 기자 jway0910@dailysmart.co.kr / 기사제공=스마트경제

최지웅 기자 jway091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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