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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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게임중독 질병화 시도…전문가 의견 들어보니

기사입력 2018.03.09 18:51 / 기사수정 2018.03.09 18:54

최지웅 기자


게임학계와 의학계, 인문·사회학 등 각계 전문가들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중독 및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조목조목 따졌다.

9일 게임문화의 올바른 정착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게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토론회는 게임문화 및 게임중독 질병코드화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통해 다각도의 사회문화적 대응방향을 강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의 뜨거운 감자는 WHO의 게임중독 질병화 추진이었다. WHO는 오는 5월 열리는 국제질병분류기호 개정(ICD-11)에서 '게임장애'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게임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게임장애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임상적인 실험데이터가 없는 데다 의학계·심리학계에서도 게임장애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질병코드가 만들어질 경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날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한덕현 중앙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역시 WHO의 게임중독 질병코드화에 대한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 5판(DSM-5)에서도 여전히 인터넷 게임 장애는 정식질환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우울증과 불안장애, 강박증 등 공존질환과 많은 관련이 있어 순수한 질환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독이란 질환은 금단증상과 내성 등이 수반돼야 하는데 게임중독의 경우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다"며 "WHO가 제시한 게임 중독의 진단 기준에도 금단증상과 내성이 빠져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태진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게임 중독 및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움직임에 대해 "셧다운제에 이은 새로운 게임 포비아(공포증)의 등장"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고 보편성을 확보할 때마다 올드 미디어는 끊임없이 저항하고 배척해왔다"며 "그 방법으로 새로운 현상이나 미디어가 유해하다는 '공포'를 만들어 퍼트렸다"고 말했다. 게임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과 공포를 심어 배척하려는 시도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은 게임장애가 가져올 새로운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게임 중독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질병으로 지정될 경우 부정적 이미지가 커져서 노시보 효과나 병적 이득 현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게임 과몰입은 보통 30대 이전에 사라지는데 정신장애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 완치라는 개념이 없어 청소년기의 일시적 과몰입이 평생의 낙인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jway0910@dailysmart.co.kr / 기사제공=스마트경제

최지웅 기자 jway091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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