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드' 옥주현·정선아·손승연·나하나, 피켓팅 납득된 5년만 컴백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1.02.23 오후 05:5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뮤지컬 ‘위키드’가 5년 만에 돌아와 매진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23일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뮤지컬 ‘위키드’에 출연 중인 배우들의 공동 인터뷰가 남경주의 사회로 진행됐다.

5년 만에 돌아온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오즈의 두 마녀 엘파바와 글린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선과 악, 성장, 용기에 관한 매혹적인 스토리다.

2003년 초연한 뒤 16개국 100여 개 도시에서 6개 언어로 공연, 6천만 명 여의 관객이 관람했다. 브로드웨이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단 세 작품 중 금세기 초연작으로는 '위키드'가 유일하다. 토니상, 그래미상 등 전 세계 100여 개의 메이저 상을 받았다.


우리가 나쁜 마녀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착한 초록 마녀 엘파바 역에 옥주현, 손승연이 캐스팅됐다. 야망이 가득한 금발의 마녀 글린다는 정선아, 나하나가 연기한다. 옥주현, 정선아는 7년 만에 ‘위키드’에서 호흡하며 손승연, 나하나는 새롭게 합류해 매력을 보여준다.

옥주현은 "7년 전에 초연으로 처음 뵙고 중간에는 참여를 못했다. 그 사이에 나도 오래 기다렸다. 빨리 다시 올렸으면 좋겠다고 학수고대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전 세계가 닫았다. 한국 '위키드'가 처음 올라가 자부심이 있다. 동시에 책임감이 우리 모두를 꽉꽉 눌렀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관객과 만난 날의 기운을 잊을 수 없다. 지금도 닭살 돋는다. 감동적인 조우였다"라고 전했다.

옥주현은 "초연 때는 이 공연을 직접 하게 됐다는 설렘과 기쁨이 엄청 컸다. 흥분 속에서 엘파바로서의 시간이 신나면서도 행복했다. 오랜만에 경험도 더 쌓이고 나이도 먹다 보니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조금 더 깊겠다는 또 다른 설렘이 있었다. '위키드'는 한 번의 암전 없이 화려하고 눈요기가 많지만 배우들은 빛의 속도로 큐체인지를 하고 바쁘게 보낸다. 그러면서도 겹겹이 화려함 속에서 가져갈 수 있는 메시지가 깊다는 걸 이번에 느끼게 됐다. 초연 때 드렸던 메시지보다 다른 깊이 있는 메시지를 드릴 수 있어 기쁘고 한회 한회가 소중하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또 "이 작품이 힘든 이유 중 하나가 쉬는 시간이 없다. 하드한 옷을 입고 글린다만 해도 20kg이 넘는 옷을 입고 매달려 있는다. 아무렇지 않게 노래를 들려줘야 하고 대사량도 엄청 많다. 숨이 헐떡거릴 때쯤 미치는 것 같다. 에메랄드 시티에서 숨이 헉헉 거릴 때 점프를 하면서 첫 소절을 부른다. 군대에 가본 적은 없지만 그런 심정으로 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며 솔직하게 전했다.

그는 "볼 때는 마냥 못 알아 들어도 좋았다. 음악이 황홀했다. 한국에서 공연을 올리니 깊은 뜻이 있구나, 해외에서 '위키드'를 본 걸 자랑한 게 부끄러웠다. 못 알아듣고 좋아했던 거다. 모국어로 '위키드'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에 대한 많은 질문을 던져줄 수 있는 레이어드가 겹겹이 돼 있다. 역할마다 주는 메시지가 이렇게 깊고 특별하다라는 걸 깨달았다. 이번에 다른 역할도 들여다 본 시간이 됐다"이라고 얘기했다.

상대 배우로 호흡하는 정선아에 대해서는 "이 작품을 안 했을 때 정선아의 공연을 보면서 느낀 게 있다. 정선아 글린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에 같은 동료로서 큰 자부심이 있었다. 또 함께해 기쁘다"라고 칭찬했다.


손승연은 "매회 공연을 할 때마다 무대가 소중하다. 관객 분들에게 감사하다. 무대가 끝날 때마다 벅차다. 첫공연 때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조금씩 적응을 하면서 소중한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승연은 "정규 앨범을 준비하고 발매 과정 중에 합류하게 됐다. 굉장히 부담이 되기도 했고 무리일 수 있는 스케줄이었는데 '위키드' 때문에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참여했다. 관객 분들은 이 작품 자체의 팬덤이 강하다 보니 많게는 10번 그 이상도 보는 분들이 많더라. 이전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텐데 하는 부담감이 컸다. 많은 배우 언니 오빠들이 도와줬다. 메시지가 강하다 보니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준비를 했다. 인생을 살면서 많은 시련이 있고 타협 속에 살아가는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라며 새로운 멤버가 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처음 볼 때는 발랄하고 밝고 귀여운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준비할수록 알아갈수록 왜 '위키드'인지 알게 됐다. '위키드'가 '위키드'를 했구나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작품이다. 옥주현 언니에게 제일 어려운 작품이 '위키드'냐고 물었는데 언니가 그렇다고 했다. 공연 시작 전에 그 얘기를 들어 굉장히 좌절했다"라며 웃었다.


정선아는 "초연, 재연, 지금 삼연인데 세 번 다 글린다 역으로 함께하고 있다. 너무 감사한 마음 뿐이다. 초연 때는 마냥 이 멋있는 최고의 작품에 글린다를 할 수 있어 너무 떨리고 기쁘다였는데 재연 때는 해봤다는 작은 여유가 있었다. 지금 어느 때보다 더 떨리고 이 마음이 뭔지 모르겠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국 때문인 것 같다. 작년에 이 작품이 올라간다는 콜을 받았을 때 2월 쯤이면 코로나19가 안정적이 돼 할 수 있겠다 했는데 첫 공연 때까지 끝나지 않아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감사하게도 미뤄지지 않고 그날 공연을 시작해 2주차 지나기까지 잘 넘어오고 있다. 더 감사한 건 관객들이 오시는 것도 힘든데 피켓팅에 승리를 해서 매진을 시켜줘 감사한 마음으로 한회한회 하고 있다. 전과는 다른 시대에서 우리가 새 역사를 쓰는 것 같다. 끝날 때는 코로나19가 멈추기를 기다리며 즐겁게 공연하고 있다"라며 남다른 감회를 고백했다.

배우들과의 호흡도 들려줬다. "옥주현 언니와 워낙 같이 공연을 이것저것 했고 '위키드' 초연을 해 오랜만에 만나도 쿵하면 짝이고 짝하면 쿵이다. 말하지 않아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 손승연과는 '보디가드'에서 같은 역할을 했다. 그때는 가수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에너지가 너무 좋더라. 참 폭발적이고 노래를 잘한다. 앞으로 좋은 뮤지컬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른 역할로 만났다. 어리지만 배울 게 많다. 배려하는 것도 잘 알고 가수 생활을 오래 해서 선배들, 주변 동료를 잘 챙긴다. '보디가드' 때보다 일취월장하고 더 업그레이드됐다. 계속 옥주현 언니와 공연하다가 손승연과는 한 번 했는데 어린 친구가 옹골차게 잘하더라. 앞으로 더 기대된다. 나하나는 같이 무대에 서고 싶다. 같은 역할이어서 볼 수가 없지 않나. 다음에는 같이 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느끼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이번에 살도 많이 뺐다. 나이도 들었다. 예전에는 안 힘들었는데 이제는 '2회 공연이 왜 이렇게 힘들지?' 한다. 예전에는 엘파바 빼고 다른 배역들이 다 2회 공연을 했다. 이번에 우리만 하루에 2회 공연을 하더라. 뭐가 잘못됐나 그래도 해보자 했는데 너무 힘든 거다. 객석은 퐁당퐁당이라 예전보다 관객은 적다. 빈 좌석까지 에너지를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긴다. 1막만 끝나도 배가 고프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나 고민이 생긴다. 체력 관리를 더 열심히 해 관객에게 더 큰 에너지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다. 글린다에 애정이 많다. 부산에서 공연할 때까지 흐트러짐 없이 모두 열심히 단결해 체력을 잘 키우고 달려나가겠다"라며 다짐했다.

이에 옥주현은 "정선아는 계속 글린다를 해야 한다. 나도 워낙 체력 소모가 많은 작품이어서 걱정을 했다. 더 드릴 수 있는 걸 덜 드리는 상황이 될까봐 무서웠다. 정선아도 많이 준비하고 온 게 무대를 하면서 느껴진다. 더 좋아졌구나 한다. 함께 호흡하며 감사한 시간을 보낸다. 상대가 너무 준비를 잘하고 완벽하다고 느끼면 같이 하게 되지 않냐. 정선아가 글린다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선장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많이 본받고 글린다를 준비하는 후배들이 많은데 정선아처럼 되려면 정말, 글린다를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추어올렸다.


새 글린다 나하나는 "'위키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사실은 너무 오랜만에 한 작품이어서 오디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흥분됐다. 떨어져도 좋으니 오디션에 참여해 그 신을 해본다는 것에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캐스팅되고 위키드 무대에 오를 때는 꿈인가 현실인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난 사실 뮤지컬 덕후다. 관객석에서 너무 아름답게 본 작품 속에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다. '위키드'를 너무 사랑하는 분들이 모인 걸 느꼈다. 연습 때나 작업 때나 모두 지켜 보면서 작품을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모여서 온 마음으로 준비하는 과정이 또 있을까 할 정도로 굉장히 특별했다"며 좋아했다.

이어 "난 마냥 좋다. 손승연과는 연습 때부터 또래이기도 하고 처음 하는 입장이어서 첫 공연을 하는데 어린 시절부터 같이 성장해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이상한 감동이 있었고 손승연이 주는 통통 튀는 옹골찬 에너지가 있다. 옥주현 언니와 공연을 했는데 너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해도 된다는 따뜻함을 느꼈다. 대선배에게서 느껴지는 감사한 따뜻함이 있다. 언니와 얘기하고 맞춰 가면서 많은 걸 배우기도 하고 정선아 언니는 내가 감히 선아 언니와 더블을 할까 할 정도다. 뮤지컬 학도일 때 우리의 스타였다. 정선아 언니가 연습실에서 하는 모습을 생눈으로 보다니 너무 감탄했다"라며 좋아했다.

나하나는 "내가 글린다를 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연습 과정에서 글린다 역할 자체를 찾아가기 힘들었다. '위키드'를 너무 사랑하고 존경한다. 최대한 피해를 안 드리고 수행하는 게 목표였다. 외국 연출님이 왜 이 작품에 글린다가 존재하는가, 오즈민들에게 글린다가 어떤 존재이며 어떤 존재로 있어야 하는지 설명을 해준 적 있다. 왜 저를 이 곳에 두셨는지, 선한 글린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대에 설 때 마음이 뜨거웠다. 글린다를 잘 해내야겠다는 부담보다 글린다가 이 작품에 왜 존재해야 하는지 찾아가고 있다. 손디나멘젤과 함께해 행복하다"라며 미소 지었다.


서경수, 진태화는 미워할 수 없는 바람둥이에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모습을 보여주는 피에로 역을 맡았다.

진태화는 "위키드' 초연을 봤었다. 그때는 뮤지컬 배우가 될 줄도 몰랐고 군대 휴가를 나와 본 거다. 내가 하고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 처음 개막할 때 모니터했는데 관객들이 방역 수칙 때문에 환호성을 지르지 못하니 박수로 에너지를 전달해주고 싶어하는 감정이 느껴지더라. 내가 공연할 때도 이렇게 많이 주시는 구나 느끼면서 우리도 밝은 에너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라고 털어놓았다.


진태화는 "연습 때 배우들에게 장난 반 진담 반으로 말한다. 너무 화려하고 멋있고 재밌는 작품인데 막상 공연에 임하면 땀을 뻘뻘 흘리고 힘든 작업이다. 그럴 때마다 역시 우리가 힘들면 밖에서 볼 때 멋있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그만큼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객석에서 공연을 볼때도 고스란히 전달되더라"고 덧붙였다.

서경수는 "'위키드'에 참여해 너무 영광이다. 연습실 때부터 울고 감동받고 소름이 많이 돋았다. '위키드'가 왜 위키드인지 알게 됐고 참여할 기회를 줘 감사하다. 코로나19 때문에 모두 힘든 이 시기에 많은 관객들이 응원해주고 사랑해줘 너무 기쁘다. 우리도 무대에서 행복하게 하고 있다. 이 순간을 영원히 잊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피에로와의 싱크로율, 엘파바와의 멜로 연기도 언급했다.


진태화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는 배우님들과 함께해 좋다. 피에로 자체가 자유 분방한 캐릭터다. 최대한 나도 자유분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히려 피에로 역할이 갇혀 있는 학생들에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마, 편한대로 가'라는 나만의 철학을 건네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려면 내 철학이 확고하고 뚜렷해야 해 그 부분에서 밀접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옥주현과의 키스신에 대해서는 "감사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경수는 "인물에 접근할 때 나로부터 접근해서 비슷한 게 많다. 공통점을 많이 찾는다. 내 별명이 서자유다. 어릴 때부터 방목형으로 컸다. 어머니도 자유롭게 자라게 해 주셔서 피에로를 편하고 즐겁게 하고 있다. 엘파바 분들과 멜로 연기를 해 황홀하고 행복하다. 형언하기 힘든데 둘이 너무 다르다. 옥주현 누나는 포근하고 따뜻하고 연륜이 있다. 손승연은 뜨거우면서도 날카롭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위키드'는 암전 없이 이뤄지는 54번의 장면전환, 12.4m의 거대한 타임 드래곤, 날아다니는 원숭이, 350여 벌의 아름다운 의상 등의 화려한 무대와 ‘Defying Gravity’, ‘Popular’ 등 트리플 플래티넘을 기록한 아름다운 음악이 볼거리다. 

'가스펠', '피핀'과 영화 ‘포카혼타스’, ‘이집트의 왕자’ 등의 작품으로 3개의 아카데미상과 4개의 그래미상을 수상한 거장 스티븐 슈왈츠가 음악과 가사를, 위니 홀즈맨의 극본, 토니상 수상자인 조 만텔로 연출, 웨인 시렌토가 뮤지컬 스테이징, 수잔 힐퍼티가 의상 디자인을 맡았다. 

지난 12일부터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중이다. 5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도 선보인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