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타격 모범 "제가 배우는데요?" 손사래

기사입력 2021.04.07 오후 02:34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 박건우는 이제 후배가 보고 배우는 선배가 됐다. 김태형 감독은 "감독 부임 초 건우, (정)수빈이, (허)경민이는 25살 어렸는데, 이제는 30대가 돼 팀을 이끄는 위치가 됐다"고 했었다. 스프링캠프 동안 강승호, 박계범만 아니라 신인 안재석까지 타격과 관련해서는 "박건우 선배로부터 보고 배우는 요소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박건우는 "오히려 제가 더 배우는데요?"라며 손사래쳤다. 그는 "실제로는 계범이, 승호만 아니라 재석이까지 내가 보고 배우려 했다. 아마도 나를 가르쳐 줬다고는 말 못 하니 배웠다고 하는 것 아닐까"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6일 잠실 삼성과 경기 전 '여러 후배 선수가 박건우를 보고 배우고 있다'는 얘기에 "건우를 보고 배울 건 모르겠는데…"라며 웃더니 "건우가 타격할 때 순간적인 스피드가 팀 내에서 제일 좋은 편이다. 정신적으로는 잘 모르겠다"며 농담 섞어서 좋게 평가해 줬다. 그는 또 "누가 건우를 보고 배우고 있다고 했느냐"며 궁금해하더니 "재석이가 그렇게 말했나. 사실 건우가 어릴 때부터 힘든 역할을 맡아 와서 그렇다고 이야기는 해 줬다"며 또 웃었다.

박건우는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나서 7년 동안 주전 선수로서 도약했고, 팀 내 중심 타자로서 성장해 왔다. 매년 두 자릿수 홈런-도루를 기록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받았다. 두산은 작년 3, 5번 타자가 떠났고, 올 정규시즌부터 중심 타선 배치를 새롭게 해야 했다. 김 감독은 새 중심 타선 구상에 박건우를 포함했다. 박건우는 개막 첫 두 경기 만에 기용 이유를 증명했다. 

박건우는 4일 잠실 KIA와 정규시즌 첫 경기 3번 타순에 배치돼 결정적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볼 카운트 3볼-0스트라이크 때 타격하라고 지시했으나, 박건우는 풀 카운트까지 지켜 보다가 장현식 직구를 밀어서 우측 펜스를 넘겼다. 6일 잠실 삼성과 경기에서는 4회 말 백정현 상대 당겨서 125m를 날려 보냈다. 김 감독은 "건우는 내가 처음 감독을 맡을 때부터 타격할 때 스피드가 정말 뛰어났다. 우리 팀에서는 (김)재환이와 건우가 타격할 때 순간적인 회전력 등 요소가 뛰어나다"고 했다.

박건우는 "다시 중심 타자로서 뛰게 됐는데, 사실 야구는 1명 잘해서 되는 스포츠는 아니다. 함께 잘해야 하는데, 양석환이라는 좋은 선수가 와 있으니 서로 믿으며 열심히 하겠다. '약하다'고 평가받았지만, 그렇다고 우리까지 약하다고 생각하며 야구하면 안 된다. 올해도 잘할 수 있다"며 "올 시즌 역시 해 오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 작년에도 개막전부터 홈런이 나왔는데, 결국 10개 언저리더라. (웃음) 올해는 홈런보다 타점 내는 데 더 욕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