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르디올라와 클롭, 서로 뒤바뀐 영혼(?)

기사입력 2021.04.07 오후 01:21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펩 과르디올라가 보여주던 모습을 위르겐 클롭에게서 볼 수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은 7일(한국시각) 각각 2020/21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도르트문트와 레알 마드리드를 맞이했다.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평소대로 4-3-3 전형에 제로톱 전술을 들고 나왔다. 베르나르두 실바를 제로톱으로 두면서 케빈 데 브라이너, 리야드 마레즈, 필 포든, 일카이 귄도안이 모두 공존하는 강력한 2선 자원을 구축했다. 

물론 로드리 혼자 수비진을 커버하는 부담을 안았지만 19분 만에 상대 실수를 틈타 역습에 나섰고 데 브라이너가 선제골을 터뜨려 수월한 경기를 이어갔다.

도르트문트에는 현재 유럽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엘링 홀란드가 있었지만 그를 후벵 디아스와 존 스톤스, 에데르송 골키퍼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던 전술대로 준비해 8강 1차전에서 맨시티 역사적인 첫 승을 거뒀다.

과거 맨시티에서 과르디올라는 그동안 8강에서 유독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단판으로 열린 8강에서 리옹에게 갑작스럽게 백3를 들고 나오면서 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1-3 패배를 당했다.

2018/19시즌에도 맨시티는 토트넘의 손흥민에게 두 경기 세 골을 허용하며 탈락했다.

당시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토트넘과 1차전에서 갑작스런 수비축구를 펼치다 원정골을 넣지 못했고 파비안 델프를 왼쪽 풀백으로 넣었다가 손흥민에게 제쳐지면서 굴욕을 당했다. 

2017/18시즌에도 리버풀과 8강 경기에서도 1차전 0-3 패배, 2차전 1-2 역전패로 맨시티는 탈락했다. 당시엔 폼이 올라오지 않았던 일카이 귄도안을 갑자기 윙어로 기용했다 미드필더 싸움에서 패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드디어 이번 시즌 내내 잘 사용해 온 제로톱 전술을 잘 활용하며 8강 1차전 승리를 따냈다. 

오히려 과거 과르디올라의 모습이 보인 건 클롭이었다. 클롭은 이날 선발 출장이 유력했던 티아고 대신 나비 케이타를 꺼내드는 선택을 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강력한 중원인 토니 크로스-카세미루-루카 모드리치와 싸우기에 케이타는 부족했다. 더군다나 현재 폼이 좋지 않은 조르지뉴 바이날둠도 레알과 중원 싸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주전인 조던 헨더슨의 장기 부상으로 바이날둠이 나온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케이타의 선발 출장 선택은 악수였다. 

케이타는 레알과의 중원 싸움에서 완전히 지워졌고 결국 전반 42분에 티아고와 교체돼고 말았다. 클롭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나비 케이타의 기용과 교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전술적인 선택이었다. 감독으로서 이런 상황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상황이다. 케이타의 책임이 아니다. 그는 한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고 케이타의 교체와 함께 여러 변화를 줘야 했다. 케이타가 잘 하지 못했지만 지금 우린 케이타의 책임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 전술적인 이유, 딱 그것 뿐"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바뀐 듯 과거와는 다른 선택들로 상반된 결과를 받아들었다.

sbjhk8031@xportsnews.com / 사진=PA Images/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