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오마이걸, 그리고 ‘시크릿가든’과 ‘비밀정원’ [K-POP 포커스]

기사입력 2020.05.21 오후 01:05



2010년대 걸그룹 앨범 계에는 두개의 비밀정원이 있다.

하나는 2013년에 발매된 에이핑크의 ‘시크릿가든’, 나머지 하나는 2018년에 발매된 오마이걸의 ‘비밀정원’이다.

세세한 결은 다르지만, 이 두 앨범은 그냥 넘기기 힘든 공통점이 제법 있다.

첫 번째는 그야말로 자신들만의 색깔로 일발역전을 노린 앨범이었다는 점이다.

에이핑크의 ‘시크릿가든’은 ‘大 섹시 걸그룹 시대’에 ‘팀의 색깔인 청순을 극도로 강화한다’는 전략으로 만들어진 앨범이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이 그 유명한 ‘NoNoNo'(노노노). 이 앨범에는 ‘시크릿가든’이라는 곡도 수록돼 있으며 뮤직비디오도 존재한다.

오마이걸의 ‘비밀정원’은 다시 찾아온 걸크러쉬의 시대에 ‘팀의 정체성인 몽환을 극도로 강화한다’는 전략으로 나왔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앨범과 이름이 같은 ‘비밀정원’이다.

이 두 앨범은 각 팀의 ‘역사적 저점’ 이후에 나온 앨범이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마이마이’의 성공 이후 유망주로 인정받은 에이핑크(이때 ‘엠카운트다운’ 1위, 신인상 수상 등 많은 걸 이룬다)는 2012년 정규 1집 ‘UNE ANNEE’ 활동 때 쓰디 쓴 실패를 겪는다. 이때 활동곡은 ‘허쉬’로, 성적으로 보나 평가로 보나 역대 에이핑크 타이틀곡 중 최하위권에 속하는 노래라 할 수 있다.

노래야 한번 안 될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 다음. ‘허쉬’ 실패 이후 소위 ‘홍유경 탈퇴 사건’을 겪으며 말 그대로 평지풍파가 일어난다. 정은지가 ‘응답하라1997’에서 맹활약을 펼쳐 간신히 팀에 호흡기는 달고 있었던 상황.



팀의 존폐 자체가 불투명하던 시기. 7인조에서 6인조가 된 이후 처음으로 낸 앨범이 이 ‘시크릿가든’이다.

오마이걸의 경우에는 2016년 ‘라이어 라이어’-‘윈디데이’-‘내 얘길 들어봐’ 3연타 등으로 열심히 노를 저으며 인지도를 벌어들였다.

JTBC ‘걸스피릿’에 멤버 승희가 출연해 준우승을 따낸 시기도 이 시기. 팀의 첫 콘서트도 이때 진행해 팬덤 다지기에도 열을 올렸다. 3연타의 마지막인 ‘내 얘길 들어봐’의 경우에는 음원차트에 약 한달 간 살아남으며 중소아이돌로서는 준수한 성적표를 얻었다.

활동량으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한 2016년. 하지만 멤버 진이가 거식증으로 활동에서 빠지게 됐고, 그 이후 7인 체제로 발매한 2017년 ‘컬러링북’이 실패의 쓴 맛을 보게 됐다. 음원성적과 무관하게 앨범에 대한 평은 꾸준히 좋았던 팀인데 이때는 평가도 그리 좋지 못했다.



결국 진이는 돌아오지 못하고 팀을 탈퇴. 8인조에서 7인조로 완전히 체제변환을 한 이후 처음으로 낸 앨범이 ‘비밀정원’이다.

‘시크릿가든’의 메가히트(2013년 멜론 연간 3위) 이후 에이핑크는 다음해인 2014년 ‘Pink Blossom’(타이틀곡 ‘미스터츄’), ‘Pink LUV’(타이틀곡 ‘LUV’) 연타를 성공시키며 ‘정상급 걸그룹’ 위치에 안착한다.

‘비밀정원’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오마이걸은 그 다음해인 2019년 ‘THE FIFTH SEASON’(타이틀곡 ‘다섯 번째 계절’), ‘FALL IN LOVE’(타이틀곡 ‘번지’) 그리고 엠넷 ‘퀸덤’ 경연곡 ‘데스티니’ 등을 통해 ‘성장형 걸그룹’으로 인정받는다.

에이핑크 ‘시크릿가든’의 타이틀곡인 ‘노노노’와 오마이걸 ‘비밀정원’의 타이틀곡 ‘비밀정원’은 기본적으로 힐링송 계열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노노노’가 타인으로서 누군가에게 ‘슬퍼하지마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노래라면, ‘비밀정원’은 ‘이 안에 멋지고 놀라운 게 심어져 있다’고 말하는 노래다. 화자가 말하는 방식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리스너들을 위로하는 가사라는 점은 같다.

그리고 이 두 노래의 메시지는 어느 정도 가수 자신을 향해 있기도 하다. ‘노노노’ 때 에이핑크는 남을 위로해주기 이전에 스스로를 위로해야 했고, ‘비밀정원’ 때 오마이걸은 남에게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의 가능성’을 굳건히 믿어야 했다. 각 활동 당시 두 팀 모두 꽤나 위태로운 상태였기에.

이번 글의 주인공인 두 팀은 2020년 상반기 꽤나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다.

지난 달 13일 미니 9집 'LOOK(룩)'과 타이틀곡 '덤더럼(Dumhdurum)'으로 돌아온 에이핑크는 지난 달 26일 SBS '인기가요' 1위로 음악방송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앨범 활동을 마무리했다.

에이핑크는 이번 활동을 통해 음원, 음반, 유튜브, 음악 방송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며 '제 2의 전성기'를 알렸다.



에이핑크는 미니 9집 발표 5시간 만에 멜론, 지니, 벅스, 소리바다, 네이버 뮤직 등 5개 주요 음원차트를 올킬했다.

더불어 짧은 활동 기간에도 SBS MTV '더쇼', MBC M '쇼! 챔피언', Mnet '엠카운트다운', KBS 2TV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까지 음악방송 8관왕을 기록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에이핑크의 음원 차트 석권은 2015년 'Remember' 이후 4년 9개월 만의 기록이며, 10년차 걸그룹의 음원 차트 석권 및 공중파 음악방송 1위는 원더걸스 이후 2번째 기록으로 매우 의미가 깊다.



그리고 오마이걸은 이번 활동을 통해서 국내외 차트에서 자체 신기록을 경신하며 오마이걸 전성시대임을 입증했다. 신곡 ‘살짝 설렜어(Nonstop)’는 멜론, 지니, 벅스, 소리바다 등 주요 음원차트 올킬을 기록했다. 또한 아이튠즈(iTunes) 케이팝 앨범 차트(K Pop Album Chart)에서 미국, 일본, 홍콩, 오스트리아, 러시아, 스페인, 터키 등 총 전 세계 21개 지역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팬들까지 사로잡았다.

이밖에도 오마이걸은 ‘살짝 설렜어’로 음악방송 8관왕을 차지했다. SBS MTV ‘더쇼’, MBC뮤직 ‘쇼 챔피언’, 엠넷 ‘엠카운트다운’,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에 이어 ‘뮤직뱅크'까지 각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살짝 설렜어(Nonstop)’로 한국 유튜브 뮤직 주간 인기곡(5월 8일~5월 14일)과 주간 인기 아티스트(5월 8일~5월 14일)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3주 연속 인기 아티스트 차트 정상에 이름을 올리기도.

더불어 수록곡 'Dolphin(돌핀)'은 주요 음원차트에 최상위권에 안착해 눈길을 모은다. 'Dolphin(돌핀)'의 중독적인 후렴구인 ‘물보라를 일으켜’를 활용한 영상들이 각종 SNS와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당 영상은 일종의 ‘챌린지’ 같은 입소문 효과를 내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두 팀의 호성적이 의미가 있는 것은, 기존에 가장 잘 알려진 이미지에 변화를 주면서도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에이핑크는 ‘1도 없어’ 발표 이후 청순한 이미지에서 벗어났음에도 롱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오마이걸은 주특기이자 주무기라 할 수 있는 ‘몽환 컨셉’이 아니어도 좋은 평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2020년 상반기 혹은 올해 전체를 ‘전성기’로 기억하게 될 두 팀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비밀정원을 다시 떠올린다.




에이핑크 미니3집 '시크릿가든'

‘U You’
‘NoNoNo’
‘Lovely day’
‘난 니가 필요해’
‘Secret Garden’
‘NoNoNo’ (Inst.) 





오마이걸 미니 5집 '비밀정원'

‘비밀정원’
‘Love O'clock’
‘Butterfly’
‘Sixteen’
‘Magic’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플레이엠(구 에이큐브, 플랜에이)-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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