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을 통해 본 ‘온택트’ 공연 모델의 가능성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06.10 오후 01:09



오마이걸은 지난 6월 5일 오후 8시 ‘온택트’ 팬미팅인 ‘오마이걸 ♥ 미라클(공식 팬클럽명) 2기 팬미팅 <슬기로운 오마이걸 생활>’을 네이버 V LIVE FANSHIP(팬쉽)을 통해 생중계했다.

기자도 이번 ‘온택트’ 팬미팅을 봤는데, 기자라고 특별대우 받은 것 아니다. 유료 팬쉽(미라클 2기) 결제(가입)해서 봤다.

거두절미하고, 이번 ‘온택트’ 팬미팅은 꽤나 괜찮았다. 단체 무대는 물론 효정-비니-아린의 ‘뱃걸굿걸’ 무대, 승희의 ‘반한게 아냐’ 무대도 좋았다. 토크의 질도 좋았고, 팬미팅 도중 진행한 게임도 재미있었다. 팬미팅의 길이는 약 2시간. 유료 팬쉽 가입비용 감안하면 ‘혜자’ 구성이라고 할만 했다. 비대면으로 했다는 딱 한 가지 아쉬움을 빼면.

실제 SM 등 유력기획사에서 비대면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 같은 걸 시도 중인 시기. 소비자로서 직접 ‘온택트’ 콘텐츠를 소비해보니 기존에 예상했던 거 이상으로 시장성이 있겠다는 감상이 들었다.

소비자로서 ‘온택트’ 팬미팅, 콘서트 등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보인다.

1)일단 몸이 편하다. 대면 콘서트, 대면 팬미팅은 물론 좋은 이벤트지만, 사실 몸은 불편하다. 오래 서 있거나, 몸에 잘 안 맞는 딱딱한 의자에 수 시간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 아이돌도 콘서트할 때 체력이 필요하지만, 덕질하는 팬들도 체력이 필요하다. ‘온택트’의 경우엔 체력소모가 적거나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2)시공간의 제약이 없다. 사실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거나 장소가 지나치게 멀어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돌 팬들이 많다. 지방사는 아이돌 팬들이 괜히 ‘덕질하려면 서울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콘서트, 팬미팅, 팬사인회 등 덕질의 핵심이 되는 대면 행사들 대부분은 서울에 몰려있다.

‘온택트’ 콘서트, 팬미팅의 경우엔 인터넷만 되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기 때문에 非서울권팬, 해외팬들이 소위 ‘지역차별’을 받지 않을 수 있다.

3)의외로, 무대는 대면일 때보다 ‘온택트’ 쪽이 더 잘 보인다. 나름 아이돌 콘서트만 10회 이상 참가해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콘서트 가도 무대 잘 안 보일 때 많다. 소위 ‘꿀석’을 차지한 소수 팬들 제외한 나머지 팬들은 아이돌 얼굴 보기도 쉽지 않다. 방탄소년단 고척돔 콘서트 때 취재를 갔었는데,  LED 화면 안 보면 멤버들 얼굴 인식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렇게 ‘온택트’ 행사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도 팬들이 대면 행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 아이돌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다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 아무리 현장이 불편해도 ‘내 눈으로 직접 본다’는 사실을 매우 중요시 하는 것이 아이돌팬의 주요 특성 중 하나다.

그렇게 중요시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한 시대.

앞으로 얼마나 이러한 시대가 지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온택트’ 공연 역시 계속 콘텐츠를 가다듬어 나가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이후에 또 다른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고.

‘온택트’ 공연이 완전한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하기 위한 1차 조건은 ‘회차를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인 것으로 보인다. 대면 공연은 장소와 시간을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그 나름의 희소가치가 생겼지만 ‘온택트’ 공연은 그렇지 않기 때문. 대면 공연은 ‘대면 그 자체’로도 가치가 발생하지만 ‘온택트’에서 ‘참여 그 자체’가 가치를 발생시킬지는 아직 의문.

회차를 늘리기 위해선 회차마다 차별점을 둘 수 있는 포인트를 잘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은 ‘레파토리의 풍성함’으로 보인다. 즉, 보유한 (퀄리티 있는) 곡수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유한 곡 수가 20곡 이하인 팀들은 아무리 변주를 가해도 ‘온택트’ 공연을 다 회차로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공연 한번에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봤을 때, 20곡이면 한회차에 레파토리를 전부 소진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 걸그룹 콘서트 한회에 선보이는 무대가 단체, 유닛, 솔로를 포함해 약 25곡 이내다.

공연 한번에 선보이는 곡을 10곡 이하로 줄인다고 해도, 무대를 안 할 때 채울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오마이걸의 경우에는 년차도 제법 쌓였고 그간 노래도 꾸준히 많이냈기 때문에 이번 팬미팅 이후에 곧장 '온택트' 공연 준비를 한다고 해도 새롭게 선보일 만한 무대가 많지만, 오마이걸 같은 팀이 아이돌씬에 그렇게 많진 않다. 디지털싱글 위주로 발매했거나, 신곡 발매 주기가 길어서 곡수가 부족한 팀들의 경우엔 '온택트' 공연을 다회차로 진행하는 것이 다소 어렵지 않을까 추측된다.

이외에도 중요해 보이는 점은 ‘어떻게 하면 비대면으로도 팬들이 원하는 계를 탈 수 있게 할 것인지’, ‘MD상품 판매와 온택트 공연을 어떻게 연계시킬 수 있을지’로 보인다.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막강한 인지도와 팬덤이 필요한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고.

현재 ‘온택트’ 공연은 그야말로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세상에 적응해나가는 단계에서 만들어진 것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 케이팝 기획사들과 아티스트들이 매력적인 수익모델로 잘 만들어서 케이팝의 또 다른 도약을 만들어내길 바란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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