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부터 영탁까지…‘미스터트롯’, '트롯 남돌 시대'의 서막일까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07.04 오후 01:23



최근 아이돌차트 투표 결과를 보다 보면 재밌는 경향을 볼 수 있다. 바로 트로트가수들의 약진. TV조선 트로트 서바이벌(미스트롯, 미스터트롯)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한 가수들이 아이돌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어지간한 아이돌그룹 멤버들보다 더 많은 표를 받고 있는 그들. 그렇다보니 ‘트로트 가수들이 아이돌이야?’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웃음기와 MSG를 빼고 말이다.

‘미스터트롯’이 끝나고 약 3개월 동안 나름 (자칭) 아이돌 전문 기자로서 ‘이들도 아이돌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해봤는데, ‘소비자들의 행동 경향을 보면’ 과장 빼고 봐도 아이돌이 맞다는 결론이 나왔다.

사실 아이돌이라는 개념(특히 현대 케이팝 아이돌의 경우엔 더욱)은 이론적으로 확실히 정리된 개념도 아니고, 무 자르듯이 딱 구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가수’가 아닌 ‘팬’(소비자)으로 시선을 옮기면 ‘아이돌이란 무엇인가’가 다소 선명해진다.

아이돌팬이 아이돌 덕질을 할 때 주로 보는 것은 크게 다섯 가지다.

1. 실력(보컬실력, 음색, 댄스실력, 무대매너 등)
2. 외모(얼굴, 피지컬)
3. 캐릭터(개성, 성격)
4. 서사(정량적 성장과 정성적 성장)
5. 관계성(케미)



<트로트가수도 ‘갓지컬’이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남자 임영웅. 아이돌 팬덤 특유의 ‘주접 문화’도 트로트가수 쪽에서 많이 보이고 있다>

위 다섯 가지를 잘 만족시킬수록 아이돌가수의 성격이 짙어진다.



<‘진또배기’로 무대를 찢은 이후 ‘찬또배기’라는 별명이 생긴 이찬원. 경연 프로그램의 좋은 점은 무대를 잘했을 때 캐릭터와 서사가 함께 따라온다는 것이다>

위 요소들에 심장을 저격당해 팬이 된 이후에 하는 행동은 어떨까. 이것도 크게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1. 적극적인 음원 스트리밍
2. 내 가수 이름으로 기부 진행
3. 내 가수가 광고하는 제품 적극 소비
4. 좋은 기사 나왔을 때 적극 공유하고 기사 좋아요 열심히 누르기(+기사 제보)
5. 콘서트 ‘피의 티켓팅’ 참여
6. 각종 인터넷 투표 참여
7. 방송국 유튜브, 네이버티비캐스트에 내 가수 영상 올라오면 좋아요 누르고 선플 달기.
8. 내 가수 서포트 적극 참여
9. 대중교통 광고 진행(지하철 광고, 버스 광고 등)



<블랙핑크 해외팬들도 “임영웅이 누구냐”고 할 정도의 음원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임영웅>

현재 인기 트로트가수 팬클럽에서 위에 언급한 것 중 단 하나라도 안 하는 것이 있냐-고 하면 ‘NO’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경향은 작년 ‘미스트롯’ 성료 이후에도 보였는데, ‘미스터트롯’ 이후 좀 더 본격화된 느낌이 있다.

그 이유 역시 크게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1. ‘미스트롯’보다 ‘미스터트롯’이 좀 더 잘 된 서바이벌이었다. 흥행면에서도 그렇고 인재풀면에서도 그랬다.
2. 원래 아이돌판은 여돌보단 남돌의 규모와 충성도가 더 큰 편이다. 판을 주도하는 주요 팬층이 여성팬이라.
3. ‘미스트롯’ 때보다 ‘미스터트롯’ 때 관계성 강조를 좀 더 많이 해 ‘덕질’을 할 만한 판을 많이 깔아줬다.



<장민호에게 신곡 ‘읽씹 안읽씹’을 만들어준 영탁. 이처럼 TOP7의 관계성은 ‘미스터트롯’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큰 차이점 하나를 꼽자면, ‘미스터트롯’은 결승진출자 7인(TOP7 / 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이 마치 하나의 아이돌그룹처럼 움직인다는 것이다.



<‘아는형님’ 미스터트롯 TOP7편은 그야말로 ‘아이돌그룹 완전체 출연 편’이나 다름없었다>

1. 경연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고
2. 그 과정에서 각자의 서사와 캐릭터를 보여주고
3. 최상위 실력자로 인정받은 가수들의 관계성(케미)까지 보여준다.
4. 심지어 방송까지 대박이 났다.

이랬으니 가수들이 아이돌적 인기를 구가하고, 팬덤도 아이돌팬덤과 같은 성격을 가질 수밖에.

예전에도 트로트아이돌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팬덤의 성격이 현대 케이팝 아이돌 팬덤과 이렇게까지 똑같아진 건 현 시대가 처음인 듯하다.

여러 인기 트로트가수 중 특히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 중인 ‘미스터트롯’ TOP7의 경우에는 트로트계의 방탄소년단(BTS)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붙고 있다.

물론 이 역시도 틀림없는 사실이긴 하나, 개인적으로 현 TOP7은 ‘트로트 워너원’에 좀 더 가깝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1. 시즌 1(여성 시즌)의 인기를 뛰어넘은 시즌2(남성 시즌).

2. 우수한 인재들이 만들어낸 ‘터진 경연’의 향연.
‘프듀’ 시즌2 :  쏘리쏘리’, ‘겟어글리’, ‘네버’, ‘열어줘’ 등등
‘미스터트롯’ : 이찬원 ‘진또배기’, 김호중 ‘이대팔’, 영탁 ‘막걸리 한잔’ 등등

3. 우승자의 엄청난 인기와 팬덤(강다니엘, 임영웅)

4. 한해를 대표할만한 유행어 배출
박지훈 : “내 마음 속에 저장”(2017)
임영웅 : “건행”(건강+행복)(2020)

결론적으로, ‘미스터트롯’의 흥행은 ‘또 다른 유형의 남자아이돌’을 탄생시켰다고 보인다. 대중적 인지도와 강력한 팬덤을 고루 갖춘.

본래 트로트가수의 강점이 ‘긴 생명력’인데 여기에 폭발력까지 얹어진 상황. 미래는 알 수 없지만 현 대세 트로트가수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인기를 잘 유지시킨다면 한국 ‘대중가요’ 역사에 꽤 중요한 인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상징하는.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뉴에라 프로젝트 SNS-‘미스터트롯’ 유튜브 공식 계정-아이돌차트-'영탁의 불쑥TV' 유튜브 채널-엑스포츠뉴스-TV조선 ‘미스터트롯’-아이돌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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