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분기 인상적인 걸그룹 노래…여자친구부터 러블리즈까지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10.08 오후 03:00



어느새 2020년 3분기 인상적인 걸그룹 노래를 쓸 시기가 됐다.

이 기사의 규칙은 아래와 같다.

1. 3분(7월, 8월, 9월)에 발표한 걸그룹 노래
2. 한 팀당 무조건 한 곡만 언급.
3. 완전체 및 유닛 곡 위주로 언급. 솔로곡은 따로 다룰 예정이다.
4. 선정 기준은 기자 100% 주관. ‘객관’에 기반한 선정이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표기는 그룹 이름, 노래 이름, 앨범 이름, 앨범 발매일 순이다.




레드벨벳 슬기&아이린 ‘놀이’(Naughty)(‘Monster’ / 2020.07.06)

‘Naughty’는 ‘놀이’라고 읽는 것이라 가르쳐준 노래. 아이린과 슬기가 그렇게 읽으라면 그렇게 읽어야지.

기자는 남자고 아저씨지만, ‘내가 여자아이돌로서 이 노래 무대를 소화했을 때 자존감이 충전이 될까’가 걸그룹 노래를 판단하는 중요 근거 중 하나인데, ‘놀이’는 그 점에 있어 120점짜리 노래라고 생각한다.

자존감이 충전되는 컨셉, 자존감이 충전되는 멜로디와 비트, 자존감이 충전되는 안무.

‘그래 모름지기 케이팝 아이돌로 데뷔했으면 이런 거 한번은 해봐야지’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놀이’는 올해 감상한 걸그룹 퍼포먼스 중 신기한 걸로 투탑인 퍼포먼스이기도 했다. 나머지 하나는 에이핑크 ‘덤더럼’.





여자친구 ‘애플’(‘回:Song of the Sirens. / 2020.07.13)


공감을 못하는 리스너 분들도 분명 많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블리자드가 갓 게임사이던 시절에 만들어진 명작들(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등) OST들의 향이 살짝 느껴지는 곡이었다. ‘디아블로’ 트리스트럼과 ‘스타크래프트’ 테란 테마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노래가 좋았냐고 하면 ‘그렇다’이다. 파워청순, 격정아련 시리즈 이후에 나온 여자친구 타이틀곡 중에서 가장 귀에 감기는 노래였다.

누군가 한줄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달콤한 타락을 경쾌하게 풀어낸 곡’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자)아이들 ‘덤디덤디’(DUMDi DUMDi / 2020.08.03)


올해에 ‘여름 시즌송’ 개념으로 낸 걸그룹 타이틀곡 중에선 제일 좋았다. 실제로 성적도 좋았던 곡.

(여자)아이들 대표곡하면 ‘라타타’, ‘라이언’처럼 눈과 어깨에 힘 빡 들어간 노래들을 꼽기 쉬운데, 이번에 ‘가볍게 가도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잘 소화할 수 있는 컨셉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인정’ 받는다는 건 아이돌에게 무조건 좋은 일이다.





로켓펀치 ‘여름밤’(BLUE PUNCH / 2020.08.04)


올해 여름 꽤 많은 걸그룹들이 여름 시즌송으로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로켓펀치도 그런 팀 중 한 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나온 무수한 여름 시즌송들보다 이 노래가 좀 더 ‘제대로 된 여름시즌송’이라고 생각한다.

차분한 노래지만 ‘기분 좋은 여름’을 상상하기엔 오히려 더 좋았다. 물론 올해 여름은 그런 기분 좋음과는 거리가 멀긴 했지만, 노래의 기능 중엔 대리만족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해변가에서 사랑하는 이와 소박하게 불꽃 놀이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노래.





브레이브걸스 ‘운전만해’('We Ride' / 2020.08.14)


‘기대 이상’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던 노래. 멜로디도 그렇고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정말 ‘작정한’ 레트로이다.

멜로디도 아주 순도 높은 레트로인데 뮤직비디오는 아주 그냥 레트로에 대한 집착 그 자체를 보여준다. 플로피 디스크까지 구해 와서 소품으로 사용하는 세심함이라니.

이 시국만 아니었다면 이 노래로 제법 행사 돌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최근 용감한 형제 작품 중 단연 1타 강사로 놓고 싶은 곡.





있지 ‘Be In Love’('Not Shy' / 2020.08.17)


있지라는 팀의 방향이 있다 보니 프로듀싱할 때 어린 느낌의 하이톤 목소리를 사용하게 만드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노래에서의 보컬 사용법이 좀 더 마음에 들었다.

차분하고 성숙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있지 멤버들의 보컬을 들으면서 ‘이 친구들에게 이런 목소리도 있구나’ 싶었다.

있지 멤버들이 좀 더 나이를 먹고, 음악적으로 더 성숙해졌을 때 모습을 기대하게 만드는 곡.





드림캐쳐 ‘BOCA’(Dystopia : Lose Myself / 2020.08.17)


상반기에 선보였던 ‘스크림’에 이은 악플 저격 시리즈.

소위 3세대라 불리는 걸그룹 중 드림캐쳐만큼 컨셉의 방향성이 일관된 팀이 드문데, 이게 지겹게 느껴지지 않고 뻔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앞서 ‘스크림’ 이야기를 했는데, 노래의 방향이 비슷한 듯하면서도 또 묘하게 다른 것이 재밌는 포인트다. ‘스크림’이 말로 상처 받는 사람의 절규라면, ‘BOCA’는 상처 받는 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느낌이 든다. 아이돌판 관점에서 보면, 이 주인공의 이름은 아마 ‘팬’이지 않을까.

이 노래 앨범이 8월 가온차트 월간 7위에 판매량이 약 8만 6천장이다. 소형기획사 여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기록적이라 할 수 있는 수치. 드림캐쳐의 일관성이 이제야 슬슬 빛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러블리즈 ‘Obliviate’(‘Unforgettable’ / 2020.09.01)


‘짝사랑 전문 걸그룹’ 러블리즈의 짝사랑 종결 선언.

개연성 있는 화자의 변화. 그리고 이런 화자의 변화를 기반으로 한 컨셉의 변화. 의미 없는 눈 부릅뜨기, 의미 없는 어깨 힘주기가 아니어서 좋았다. 합리적인 변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고퀄리티 작품.

특히 안무는 앞으로 걸그룹 노래들이 더 나온다고 해도 2020년 걸그룹 안무 TOP5 안에는 무조건 넣을 정도였다고 생각. ‘역시 프리마인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안녕’, ‘아츄’, ‘데스티니’, ‘지금, 우리’ 등 역대 러블리즈 대표곡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곡.

전통적인 청순, 섹시, 걸크러쉬 컨셉 외에 ‘흑화’라는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어서 부를 때가 된 듯하다.





CLC ‘헬리콥터’(HELICOPTER / 2020.09.02)

꿈을 이야기하는 노래에 ‘헬리콥터’는 좀 위험한 비유다. 자칫하면 아무리 폼 잡아도 유치해보이기 쉽기 때문. 진부하긴 해도 꿈 이야기할 때 새를 자주 사용하는 건 이유가 있다.

이번 CLC ‘헬리콥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있다!’라고 느껴져서 좋았다. CLC 멤버들이 멋있게 불러줘야 할 단어들을 제대로 잘 불러 준 것 같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멜로디와 비트도 ‘헬리콥터’라는 소재와 잘 어우러졌다. 그냥 민간 헬기가 아니라 아파치 같은 군용 헬기 느낌이 물씬 풍겼다.






프로미스나인 ‘Somebody to love’(My Little Society / 2020.09.16)

상반기에 드림노트 ‘Love is so amazing’이 있었다면 하반기는 ‘Somebody to love’가 아닐까 싶다.

달달한 감성을 충전하고 싶은 리스너라면 최소 한 번쯤은 들어볼만한 곡.

로맨틱 코메디 드라마 OST 느낌이 물씬 풍기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노래 반복재생하면서 몇몇 K-드라마들 이름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에버글로우 ‘LA DI DA’(-77.82X-78.29 / 2020.09.21)


‘우리는 해외만 보고 간다!’라는 느낌이 강했던 에버글로우. 하지만 이번에는 꽤 국내 리스너들도 신경 쓴 음악을 들고 왔다.

이 팀이 뉴트로 컨셉을 할 것이라는 건 생각도 못했고, 그 컨셉에 어울리는 노래를 가지고 올 거라는 것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에버글로우가 발표한 타이틀곡 중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맛이 강한 노래라고 판단된다. 한국인이 입맛에 맞는 ‘음악적 MSG’가 적절히 녹아든 곡.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쏘스뮤직-울림-드림캐쳐컴퍼니-큐브-브레이브-위에화-오프더레코드-JYP-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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