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우리가(家)’, 트롯 남돌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방아쇠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10.14 오후 02:22



최근 트로트계, 나아가 국내 가요계엔 꽤나 의미 있는 사건 하나가 발생했다.

김호중의 앨범 ‘우리가(家)’가 초동 52만장을 돌파한 것이다.

초동이란 앨범 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을 뜻한다. 초동은 충성도 높은 팬덤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그 팬덤이 구매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러한 지표에서 하프밀리언 셀러를 달성했으니, 김호중 팬덤의 충성도와 구매력은 차고 넘치게 증명된 셈이다.

놀라운 부분은 김호중 본인이 군복무 때문에 오프라인 팬사인회, 영상통화 팬사인회 같은 걸 할 수 없었음에도 이루어낸 성과라는 점이다. 아이돌계에서 팬사인회는 판매량을 펌핑하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쓰는데, 그런 거 일절 없이 50만장이 넘는 초동 기록을 달성했다.

여러 종 판매 없이 1종으로 낸 성과라는 점도 의미 있는 부분. 앨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2종, 3종 판매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게 음반시장인데, 그런 거 하나 없이 이런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김호중의 성공은 두 가지 시선으로 보게 된다.

하나는 당연히 ‘놀랍다’이다. 트로트가수가 이런 앨범 판매량을 보인다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인데 그것을 해냈다.

나머지 하나는 ‘놀랍긴 하지만 이럴 수도 있었다’이다. 김호중을 ‘남자 트로트 아이돌’로 보면 이런 식으로 바라볼 수 있다.

기자는 앞서 쓴 여러 글을 통해 ‘미스터트롯’을 ‘남자 트로트 아이돌 서바이벌’로 정의 내리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김호중은 바로 그 트롯 아이돌 서바이벌에서 큰 성과를 낸 ‘남돌’이다.

‘미스터트롯’ 이전에 가장 흥했던 서바이벌하면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를 이야기하게 되는데, 이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이 5% 대였다. 그리고 ‘미스터트롯’은 최고 시청률이 35%다. 단순 계산해도 7배 차이가 난다.




‘프듀’ 시즌2도 국민적 신드롬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 프로그램인데, 시청률의 체급으로만 보면 이 두 프로그램은 비교도 안 된다.

‘프듀’ 시즌 2조차도 그냥 상회할 정도로 시청률이 높았던 ‘미스터트롯’. 그리고 이 방송의 파이널 라운드 진출자 김호중.

서바이벌 예능의 좋은 점이 실력, 캐릭터, 서사를 한 번에 다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세 가지 다 보여준 상태에서 파이널 라운드까지 간 참가자가 얻은 게 많은 건 지극히 당연하다.

그리고 위와 같은 관점에서 봤을 때,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더 똘똘 뭉친 것, 김호중 소속사에서 책부터 영화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친 것도 이해가 된다.

아이돌팬덤은 주로 무너지면 안에서부터 무너지지 바깥의 이슈로 무너지진 않는다. 물론 그 바깥 이슈가 팬덤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는다면 또 모르겠으나, 김호중의 경우엔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제기된 의혹 중 정정보도(병역 특례 의혹)가 나간 것도 있었고. 팬덤이 와해될 정도의 이슈가 아니라면, 악재는 오히려 팬덤을 더 단단하게 결속시키는 계기가 된다.




소속사 측에서 펼치는 다양한 사업 역시 김호중이라는 ‘아이돌 IP’를 활용 중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인기 있는 아이돌 IP를 가지고 다방면에서 활용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니까. 이걸 트로트가수가 하니깐 놀라운 것이지 ‘아이돌’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능히 할 만한 선택이다.




여담으로 기자는 이번 달 초에 김호중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어르신 팬들을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뵌 적이 있는데, 이때 김호중의 큰 인기를 새삼 실감했다.

김호중의 이러한 성공은 여러 중소기획사에 꽤 적지 않은 메시지를 던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돌 기획사에 충격파가 꽤나 세게 갈 것이라 예측 중이다.

지금까지는 ‘아이돌하려다 꿈을 접은’ 가수들과 연습생들이 트로트가수로 데뷔한 사례가 제법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약간 관점을 달리 할 때가 된 거 같다.

재능이 있는 연습생을 런칭하고자 하는 아이돌 그룹의 에이스로 키우는 것이 맞는가.

아니면 에이스급 연습생을 아예 시작부터 철저히 트로트가수로 트레이닝시켜서 ‘솔로 트로트 아이돌’로 성장시키는 것이 맞는가.

자사 아이돌들을 해외진출로 진출시킬 자신이 있는 몇몇 기획사(SM-YG-JYP-빅히트 등등)에겐 해당이 안 될 이야기겠으나, 해외까지 나가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라 어찌됐든 내수시장에서 정착해야 하는 기획사 입장에서는 한번 생각해볼 문제이지 않나 싶다.

글을 결론 낼 때가 됐다.

미래는 불확실한 것이지만, 트로트의 강세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된다면 2020년은 (‘미스터트롯’을 통한) 남자 트로트 아이돌 탄생 원년이 될 것이고, 김호중은 그 남자 아이돌 팬덤의 막강한 화력을 피지컬 앨범 판매량으로 증명한 최초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네이버 시청률 정보-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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