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부터 오마이걸까지…2020 걸그룹 MV 4선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12.02 오후 06:00



2020년이 이제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이에 연예계에서도 한 해를 결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K-POP분야도 마찬가지. [K-POP포커스]도 12월엔  한해를 결산하는 기사들로 독자들과 만나고자 한다.

그 첫 시간은 2020년 인상적이었던 걸그룹 뮤직비디오에 대한 결산이다. 한 명의 소비자이자 K-POP팬으로서 올해 감상한 뮤직비디오 중 인상적인 영상물이라 부를 만하다고 여겨진 작품들을 모아봤다.

여러 뮤직비디오 중 총 네 작품으로 추렸으며, 그 주인공은 블랙핑크 ‘How You Like That’, 브레이브걸스 ‘운전만 해’, 네이처 ‘어린애’, 오마이걸 ‘돌핀’이다.




블랙핑크 ‘How You Like That’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할 수 없는 시대에 K-POP은 어떻게 뮤직비디오를 통해 세계정복을 선언하는가”

K-POP 고급화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팀 블랙핑크. 그냥 스치듯이 한 번만 봐도 참 돈 많이 쓴 고급 뮤직비디오라는 점은 바로 알 수 있지만 그게 이 뮤비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다.

멤버들이 한복을 입고 나와 화제가 됐던 뮤직비디오인데, 한복 군무 장면이 나오기 전 장면들을 생각하면서 해당 파트를 보면 제법 내재된 메시지를 읽는 재미가 있다.

각종 패션, 소품, 배경을 통해 아주 세련되게 세계 각지를 은유한 뮤직비디오. 이러한 은유들과 한복 군무 파트를 연결해서 보면 메시지는 명확해진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K-POP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것.



<세계지도를 은유한 배경, 세계인을 은유한 댄서들 한 가운데에서 한복을 입고 춤추는 블랙핑크>

제법 세세하게 여러 상징을 심어둔 뮤비 ‘How You Like That’. 이 뮤직비디오의 최대 미덕은 ‘내재된 메시지를 너무 드러내진 않는다’는 점이다. 알아보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으나 모르고 봐도 크게 즐기는데 지장은 없다는 이야기. 너무 내재된 메시지를 드러내고 싶어 해서 오히려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작품성이 떨어지는 뮤직비디오들도 있는데, 그런 우를 ‘How You Like That’은 범하지 않았다.

고급화를 추구한다고 너무 무리한 연출, 유치해 보일 수 있는 CG를 넣지 않은 것도 이 뮤비의 장점. 무리한 연출과 CG 때문에 오히려 고급스러움이 떨어지는 뮤비들도 종종 있어서, 운전대 잘 잡고 사고 없이 좋은 영상물을 만들었다는 점에 점수를 주게 된다.




브레이브걸스 ‘운전만 해


“좋은 의미로 가성비의 극한을 보여준 뮤직비디오”

K-POP이 질적 양적 성장을 함에 따라 돈 냄새 팍팍 나는 뮤직비디오들이 쏟아져오고 있는데, ‘운전만 해’는 그런 돈 냄새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는 뮤직비디오다.

하지만 그게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소리는 아니다. 오히려 가진 자원을 최대한 잘 써서 제작비 많이 들었을 여느 뮤직비디오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영상물을 만들었다.

치밀하게, 집착적으로 레트로라는 콘셉트의 디테일을 채운 뮤비. 90년대~00년대에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사람은 절대 만들 수 없는 뮤직비디오다. 노래 자체가 대놓고 레트로한 느낌을 물씬 풍기긴 하지만, 그런 노래를 기반으로 완벽한 레트로 콘셉트의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건 또 다른 문제.

여러모로 ‘지금이 아닌 것을 향한 슬픔’이 짙게 깔린 뮤직비디오. 가사는 좋은 연애시절이 다 보내고 이별을 앞둔 화자를 표현하고 있고, 영상은 가수로서 가지지 못했던 멋진 전성기를 향한 복잡한 마음이 담겨 있다.

좋은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으나 이별을 피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는 커플.
음악방송 1등도 하고, 광고도 찍고, 정상급 연예인으로서 삶도 즐기고 싶었던 연예인.

두 화자가 가지고 있는 슬픔의 결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노래가 ‘운전만 해’라서 뮤비에 자동차라는 소재가 등장한 걸로 보이는데, 이 자동차에서 ‘시간 여행’이라는 이미지를 뽑아내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을 만든 점 역시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모로 슬픔의 정서가 짙게 깔린 영상물이라고 했으나 사실 멤버들에 대한 애정과 응원도 잘 녹아들어있는 뮤비. 마지막 장면이 음악방송 1위 하는 브레이브걸스인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네이처 ‘어린애’(무삭제 버전)


“영상의 충격력만 놓고 보면 올해의 K-POP 걸그룹 뮤직비디오”

불쾌할 정도로 곡 해석, 화자 해석을 완벽하게 한 뮤직비디오. 이 곡 해석을 고스란히 연출에 반영하니 어떤 방면에서 보면 괴작, 어떤 방면에서 보면 명작이라고 부를 만한 작품이 탄생했다.

온갖 섬뜩한 연출, 그리고 PTSD 버튼이 휘몰아치는 뮤직비디오. 이전까지 네이처가 밝고 발랄한 노래를 주로 한 팀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 결핍이 있는 인간이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3분 30초 동안 보여주는 영상물.

사실 이 작품은 네이처라는 팀이 의미 있는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 시점에 선보인 곡과 뮤직비디오이기도 하다. “기분 좋게 해드릴게요”가 공식 인사인 팀에서 이런 선택을 했다는 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작지 않다.

영상물 너머에서 소속사와 멤버들의 간절함이 느껴졌던 뮤직비디오. 그 절실함이 강렬함으로 치환됐다고 봐도 그렇게 틀린 해석은 아닐 것이다.





오마이걸 ‘돌핀’ 스페셜 뮤직비디오


“오마이걸의 물보라는 그냥 일으켜진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찍었던 뮤직비디오의 비하인드를 모아 스페셜 뮤직비디오로 만든 작품. 가벼운 팬 서비스용 영상물이긴 하지만 영상 안에 녹아들어있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돌핀’의 역주행은 우연일 수 있지만 오마이걸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웅변하는 뮤직비디오. 2015년 데뷔 이후 충실하게 자신들만의 개성과 역량, 세계관을 쌓아왔기에 오늘날이 있었다는 점을 너무 무게 잡지 않고 가볍게 풀어서 보여준다.

지금까지도 없진 않았지만 올해에 유독 K-POP 업계에서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고가고 있다. 세계관이 필요한가, 그렇지 않은 가로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하는 중. 긍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세계관하면 오마이걸도 빠지지 않는 팀이긴 한데, 사실 소속사인 WM엔터테인먼트가 공식적으로 세계관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 그냥 팬들끼리 뮤직비디오에 흥미를 느껴서 의견 개진도 하고 분석도 했을 뿐. 그러던 와중에 ‘돌핀’ 뮤직비디오가 등장해 반 정도 그들이 세계관을 오피셜 화했다.




‘돌핀’ 뮤직비디오는 여러모로 ‘잘 쌓은 K-POP 세계관의 좋은 예’라고 할만하다. ‘돌핀’ 뮤직비디오에 들어간 노래와 뮤비들 모두 각자 독립적으로도 괜찮은 노래이자 영상물인데, 함께 모아놓고 보면 더 감동이 배가 되기 때문. 특히 ‘CLOSER’와 ‘다섯 번째 계절’이 연결되는 장면들은 그간 오마이걸이 얼마나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잘 쌓아왔는지를 단적으로 상징하는 장면이다.

멤버들의 서사와 캐릭터, 그리고 팀의 세계관 모두를 훌륭하게 녹여낸 수작. 이 팀에 대한 높은 이해도 없인 절대로 나올 수 없는 작품이라 단언할 수 있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YG-WM-브레이브-N.CH-스톤뮤직 유튜브 채널-원더케이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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