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도 '미투' 터졌다…'블랙서바이벌' 개발사 성추행 논란

기사입력 2018.04.09 오후 03:21



미투(Me Too) 폭로가 게임업계에도 불거졌다. 모바일게임 '블랙서바이벌'을 개발한 아크베어즈의 정신철 대표가 퇴사한 여직원을 성추행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논란은 지난 6일 아크베어즈에서 GM으로 근무했던 A씨가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회사 대표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는 글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A씨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아크베어즈에서 근무했다. 애초 시나리오 담당으로 입사했으나, 다른 기획이나 잡무에 시달리다가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행은 A씨가 회사를 그만둔 이후 벌어졌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참석했던 술자리가 문제였다. A씨는 "이왕 끝내는 것 감정 상하지 않고 좋게 마무리하고 싶었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술자리에) 나갔다"면서 "처음에는 GM 메이지도 (술자리에 함께) 있었으나 다시 회사로 들어갔고, 회사 대표와 둘이서 술을 마시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술자리에서 단둘만 남게 되자, 취기가 오른 정 대표는 돌변했다. A씨는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정 대표는 '네가 좋다', '내가 미친X이다'는 등 소리를 하다가 집에 가겠다는 저를 강제로 붙잡아 앉히고 자기랑 더 있어 달라거나 핸드폰 및 외투를 뺏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할 만한 녹음 파일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실제 녹음된 파일을 들어보면, 택시를 타고 가려는 A씨를 말리는 정 대표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정 대표는 술자리 이후에도 계속해서 A씨에게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고민 끝에 (정 대표에게) 메일을 통해 녹음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그 뒤로는 연락이 전혀 없었다"며 "만약 그날 녹음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애초 A씨는 같이 일했던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번 성추행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5일 정 대표가 사내 인터넷 방송을 통해 자신의 닉네임을 언급하고, 회사 내부에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가 자주 오르내리자 피해 사실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저와 비슷한 피해자가 또 있을지도 모르고, 앞으로도 다른 희생자가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고통스럽지만 이 일을 수면 밖으로 끄집어내려고 한다”며 “부디 다시는 그때의 저 같은 직원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가해자로 지목된 정신철 아크베어즈 대표는 공개 사과했다. 그는 지난 6일 '블랙서바이벌' 공식카페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6개월간 마음속으로 끙끙 앓고 있던 일이 알려지니 너무너무 힘들고 죄송하다"며 "둘만 남았을 때 3차를 가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고 3차 중반쯤부터 사실상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녹취록을 듣는 짧은 시간이 저에게는 정말 힘들고 괴로웠고, 당사자는 더 괴로웠으리라 생각한다"며 "어린 직원에게 아무리 만취였다고 하나 큰 실수를 범했고 상처를 줬다"고 덧붙였다.

공개 사과한 정 대표는 법적 조치를 달게 받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당사자의 고소가 필요한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죄를 지었으니 필요한 벌을 받겠다”며 "회사 내에서의 인사적인 조치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내에는 전체 회의를 통해서 내용을 전부 공개했고, 저희 가족에게도 위 사실을 말하겠다"며 "저 때문에 고통을 받으신 당사자분에게 정말 죄송하단 말씀드리며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크베어즈는 2011년 설립된 모바일게임 제작사로 게임인재단이 시상하는 '힘내라 게임인상' 대상을 수상한 업체다. 2014년 10월 넵튠의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10명의 플레이어 가운데 최후 1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모바일게임 '블랙서바이벌'을 서비스하고 있다.


정신철 아크베어즈 대표 사과문


안녕하세요. GM로살리오입니다.

지난 약 6개월간 마음속으로 끙끙 앓고 있던 일이 알려지니 너무 너무 힘들고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은 100번 드려도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제가 생각하는 부분은 말씀은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어렵지만 글을 올립니다.

GM아야님은 입사때부터 너무도 맘에 드는 직원이었습니다. 어린 친구가 깍듯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에 속으로 늘 이뻐하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었습니다. 몇 년간의 일을 마치고 학교로 복학한다고 했을 때 꼭 다시 돌아와야 해라고 하면서 중간 중간 연락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녹취록에 있는 그날 역시 GM아야님의 졸업을 앞두고 꼭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 저녁을 먹자고 했습니다. 그때까지 아야님은 저에게 나쁘지 않은 감정이 있었으니 흔쾌히 나와주었고요.

1,2차 (저도 아야님도 술을 굉장히 잘 합니다.) 같이 마시다가 메이지님은 가시고 둘이 남았을때 기분 좋은 마음에 3차를 가자고 했고 즐겁게 3차를 갔습니다. 가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고 3차 중반쯤부터 사실상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언듯 기억나는 것은 택시 타는 과정에 뭔가 소리를 쳤던거 같은데... 정도의 기억만 있었습니다.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뭔가 미심쩍은 느낌이 계속 들어서 전화를 하기 시작했고 받지 않자 카톡도 하고 그랬습니다. 일부러 안 받는건가 그러니 더 불안해졌고 다시 또 연락을 해서 자초지종을 듣고 싶은 마음에 또 연락을 하게 되고 그랬습니다. 그러던 중 해당 글에 있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녹취록을 듣는 짧은 시간이 저에게는 정말 힘들고 괴로웠고 당사자는 더 괴로웠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이후로 한 3개월간 카페며 갤러리를 이잡듯이 봤습니다. 사람인지라 조금씩 옅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바쁠때는 잊기도 했지만 불현듯 생각나면 잠을 못 이루고 했습니다.

저도 괴로웠습니다로 그렇다고 정당화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분명 전 어린 직원에게 아무리 만취였다고 하나 큰 실수를 범했고 상처를 주었습니다.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란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렇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당사자에게 사과를 하고 싶지만 저를 만나고 싶지 않을거 같아서.. 연락은 취해보겠습니다만 연락이 안된다면

1. 해당 내용으로 법적인 조치를 받겠습니다. 당사자의 고소가 필요한지 그런 것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죄를 지었으니 필요한 벌을 받겠습니다.

2. 회사 내에서의 인사적인 조치도 받도록 하겠습니다.

사내에는 전체 회의를 통해서 내용을 전부 공개했고 앞으로 위와 같이 하겠다고 공유했으며 또 다른 숨겨진 피해자 저희 가족에게도 위 사실을 말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저 때문에 고통을 받으신 당사자분께 정말 죄송하단 말씀드리며 책임 지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드리자면, 당사자의 고통과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맹세하고 단 한 번이라도 당사자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억울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며 그 일 이후로 가끔 있던 회사 내 번개 등도 진행하지 않았음을 말씀드립니다. 당사자 분과 마찬가지로 어딘가에서 만나게 될까봐 관련 서코등에도 일부러 가지 않았습니다. (매월 참석했었던 행사입니다.) 특히 여성 직원들에게는 더욱 조심했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한치의 거짓도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최지웅 기자 jway0910@dailysmart.co.kr / 기사제공=스마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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