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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딩 센터 폐쇄·상비군 해체…봅슬레이 팀이 맞닥뜨린 잔인한 현실

기사입력 2018.03.07 10:53 / 기사수정 2018.03.07 11:13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의 성과를 거뒀지만, 더 큰 결실을 위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썰매 종목의 미래마저 불투명하다고 대표팀과 이용 총감독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 총감독이 이끄는 봅슬레이 4인승 팀(원윤종, 서영우, 김동현, 전정린)은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 열었다. 4인승 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뤘으나, 경기장 사후 관리 미비와 예산 부족으로 인한 슬라이딩 센터 폐쇄와 상비군 해체 등 앞으로의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용 총감독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일군 값진 결실에도 불구, 정부의 무관심 속에 썰매 종목이 다시 힘든 길을 걷게 될 것을 우려했다. 무엇보다 슬라이딩 센터의 폐쇄를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총감독은 "수천억을 들여 경기장을 세웠는데 선수들이 훈련을 할 수 없다. 이는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다른 국제 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 훈련 장소가 없다면 힘들다"라고 말했다. 국내에 있는 슬라이딩 센터를 활용하지 못하면 해외 썰매장을 빌려야하고, 이는 대표팀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친다.

더딘 저변 확대도 언급했다. 이 총감독은 봅슬레이, 스켈레톤 종목의 등록 선수가 적다는 이유로 상비군을 해산하고 외국인 코치와의 계약을 해지한 점을 꼬집었다. "올림픽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상비군과 함께 훈련을 해왔다"라며 보이지 않는 이들의 공적을 언급했다. 대표팀은 상비군과 함께 트랙을 점검하고, 동등하게 훈련하며 기록 차이를 재는 등 테스트를 거쳐왔다. 유소년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현재 있는 선수들로 계속 가는 것은 어렵다. 후진 양성을 하지 않는다면 썰매 종목의 미래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선수들 역시 메달 획득과 함께 대표팀 인원 증가와 지원 확대를 기대했지만,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제2의 원윤종, 제2의 윤성빈을 길러내야 한다"고 말한 이 총감독은 "결국 문제는 돈이다"라고 밝혔다. 정부의 체계적인 예산 책정과 운용 없이는 현재 성과 유지는 물론,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보다 나은 결실을 맺을 수 없다는 의미다. 현재 강원도와 연맹이 협력을 도모하고, 현대자동차와 더불어 썰매 연구를 하고 있지만 정부의 뒷받침 없이는 탄력을 받기 어렵다.

이 총감독은 "올림픽 후 우리의 상황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여기 뿐이다. 불편한 이야기지만 들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부가 등록 선수의 숫자로 종목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인프라 속에서도 어떻게 은메달이라는 결과가 나왔을지 생각해야 한다며 "지원 체계가 구축된다면 더 많은 메달이 나올 수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스켈레톤에서 두 명의 선수가 시상대에 오르리라 확신하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서예진 기자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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