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3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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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야화] '알쓸신잡3'이 주목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

기사입력 2018.11.03 06:55 / 기사수정 2018.11.03 06:21

유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유희열, 유시민, 김영하, 김진애, 김상욱 등 다섯 잡학박사가 '여성'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했다.

2일 방송된 tvN '알쓸신잡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3'에서 유희열, 유시민, 김영하, 김진애, 김상욱 등 다섯 잡학박사는 진주로 여행을 떠났다. 이날 논개가 뛰어내렸다는 의암을 다녀온 김상욱, 유희열은 논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김진애는 "예전부터 논개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나라에 남북을 통틀어서도 일개 여인한테 사당을 지어준 일은 논개가 유일하다"며 "조선 시대에 여성을 기리는 일은 열녀, 효부, 현모 등이다. 이렇게 사당을 지은 것은 논개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김진애는 이어 "기생임에도 나라의 영웅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거다. 논개가 실제 기생이었든 주논개로서 기생인 척하고 왜장을 유혹해내었든 진실이 어떻든 간에 중요한 것은 진주 시민들이 '논개 이야기'를 믿었다는 것"이라면서 "그리고 논개를 계속 기려왔다는 거다. 그게 중요하다. 논개가 인정받기 전에도 제사를 지내왔다더라. 그거로서 충분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시민은 "1차 사료가 거의 없다. 문서로 기록된 것은 유몽인의 '어우야담'이다. 유몽인이 굉장히 비겁하다고 본다. 그가 진주로 조사를 나왔다. 논공행상을 위해. 근데 그때 와서 얘기를 들었다. 진주성 시민들한테 논개라는 여인이 적장을 안고 강물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조사보고서에 넣지 않고, 개인 저작인 '어우야담'에만 수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거 자체가 잘못된 거다. 노비도 왜군을 베어오면 면천을 해오고 관직을 하사했는데 기생이라 할지라도 왜군 적장을 껴안고 같이 죽었으면 당연히 그것은 기려야 맞는 건데 그 내용은 조사보고서에 다 뺐다. 결정적으로 잘못했던 거라고 본다"고 했다.

김영하는 "정사의 사료로 남기기는 어려웠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지만 이건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니까 야담의 형식으로만 적은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유시민은 "팩트가 불확실하다. 진주 사람들은 논개에 대해 모를 수밖에 없다. 진주가 언제 왔냐면 1차 진주성 전투 직전에 왔다. 최경회 장군을 따라 진주에 왔다. 전라북도 장수 출신이다. 그래서 진주 사람들은 논개를 몰랐다는 거다. 논개가 여기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인적 정보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상욱은 "다른 시각이 있다"고 말을 꺼냈다. 김상욱은 "의심이 많은 과학자로서 보자면 첫 번째 질문은 '논개는 실존 인물인가?'다. 실존 인물이라면 '정말 믿을 수 있는 자료는 무엇인가?'다. 존재하지 않았다면 답이 없으니까 존재했다고 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문제다. 학계 사람들은 근거가 불충분해 확인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사실 몇 가지가 있긴 하다. 성이 하나 무너졌고, 그날 진주성 안의 6만 명의 도륙을 당했다. 그런 와중에 한 여인이 스스로 자살을 했다. 어떤 정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왜군 장수도 하나 죽었다. 해석이 나올 때마다 그때그때 국가의 시각, 여러 사람들의 시각들만 존재한다"며 "끔찍한 사건이다. 개인으로 놓고 보면 끔찍한 일이다. 국가를 걷어내고 볼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유시민도 동조했다. 유시민은 "전쟁의 반대말은 평화가 아니다. 전쟁의 반대말은 일상이라는 말이 있다. 전쟁은 평범한 우리 일상을 모두 파괴하는 거다. 어떻게 되었든 간에 지금 우리가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논개라는 한 인간의 선택에 대해서 우리가 들어온 이야기가 국가주의 서사이기 때문이다. 국가라는 어떤 권위 있는 인간조직을 위해 한 여인이 국가를 위해서 뭘 한 것과 같이 스토리를 만들어낸 서사가 왠지 불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시민은 "이제는 이거를 넘어서야 하는데, 팩트가 확실하면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논개는 팩트가 불확실해서 어떤 서사도 탄탄하게 만들어지기 어렵다"며 "제안하는 해결책은 국가주의 서사에 갇히지 말자는 거다. 이 서사를 이 이야기를 어떤 각도에서 풀어낼 것인가는 좀 여유를 두고 해석해보면 좋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논개에 이어 박경리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또 박경리 작가에 이어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김상욱은 "올해 노벨 물리학상에서 여성 수상자가 나왔다. 노벨 물리학상 역사를 통틀어 이번이 세 번째 여성 수상자다. 주요 대학 물리학과 교수 중 여성이 거의 없다. 이게 숫자가 안 맞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소수가 느끼는 불편함을 다수가 인지조차 못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욱은 "대학 선배 중 여자 선배가 구석에서 울고 있는 걸 본 적 있다. 그 선배한테 왜 울고 있냐고 했더니, 선배가 망설이다가 '너 내가 애를 낳은 건 아냐'고 하더라. 결혼한 건 알았는데 티가 안 나서 몰랐다. 그 선배는 애를 낳고 며칠 쉬지도 못하고 온 거였다. 아이가 서울에 있는데 너무 보고 싶어서 운다고 하더라. 그런 것도 깨닫지 못하니까, 내가 그 사람을 차별하려고 해서 차별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정상으로 느끼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불편일 수 있다는 거다. 계속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진애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더 근본적인 걸 이야기한다. 그게 굉장히 반갑다. 근본적인 건 일상에서 느끼는 거북함과 불편함, 이거를 왜 이러고 살아야 하느냐고 말하는 거다. 나는 학교에 여자 화장실이 없어 거북했지만 참고 넘겼다. 요새 젊은 친구들은 그게 아니다. 이상한 건 바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거다. 굉장히 존경스럽다는 게, 훨씬 중요한 이야기다. 그게 고쳐지면 나머지 것들은 자연적으로 없어질 것들이 많다. 언어의 불편함, 여성의 신체를 향한 시선의 거북함, 일상에서 부딪치는 것을 가지고 이야기를 아주 떳떳하게 한다"고 말했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tvN 방송화면

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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