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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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걸린 기록, 하지만 김민우는 류현진보다 이닝을 더 신경썼다

기사입력 2021.10.22 06:44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윤승재 기자) "정말 멀리 돌아왔다. 앞으로 더 잘하자."

한화 이글스 투수 김민우가 목표를 달성한 스스로를 토닥였다. 

김민우는 2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져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13-2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승리로 김민우는 시즌 14승(9패)을 달성했다. 김민우가 기록한 14승은 2010년 류현진의 16승 이후 한화 선수가 쓴 최다승 기록. 종전 기록은 2018년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이 기록한 13승으로, 류현진의 기록이 다시 소환되기까지 11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김민우의 시선은 류현진보단 규정이닝에 있었다. 경기 전 규정이닝까지 1이닝만을 남겨두고 있던 그는 이날 경기의 초점을 규정이닝 진입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1회를 소화하면서 그토록 원하던 규정이닝 진입에 성공했다. 2015년 데뷔 이후 첫 규정이닝 진입이었다. 

경기 후 만난 그도 “오늘 경기 전까지 규정이닝 목표가 걸려 있어서 그것만 신경썼다”라면서 “작년부터 목표로 해왔던 규정이닝을 달성해 너무 좋다. (최)재훈이 형을 포함한 포수들에게 감사하고, 많이 도와준 야수들도 너무 고맙다”라며 규정이닝 달성을 더 기뻐했다. 아울러 14승 소감에 대해서도 오히려 “6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해 아쉽다”라며 이닝에 더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류현진 이후, 류현진 다음 등. 김민우의 거침없는 올 시즌 활약에 류현진이라는 수식어가 매번 달리고 있지만, 김민우는 아직도 이런 타이틀이 어색하기만 하다. 자신은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주변에서 계속 이야기를 꺼내 생각이 나지 않을 순 없었다고. 하지만 김민우는 “주어진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고 중요하다. 조금 더 이닝을 많은 이닝을,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자신을 다잡았다. 

물론, 류현진이란 수식어는 김민우에게 영광스러울 따름이다. 그는 “이렇게 잘해보는 건 처음이라 (류현진의 뒤를 잇는다는) 생각은 잘 안 해봤다”라면서도 “꾸준히 오랜 기간 동안 잘 하신 선배님이고, 나도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 선배와 가까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민우가 류현진의 수식어를 달 때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김민우가 지금의 이 타이틀을 두고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 달게 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전력분석원이었다가 지금 투수 코치를 하고 계신 이동걸 코치님이 작년부터 힘이 되는 말과 방향을 잘 잡아주셨다. 다른 분들의 조언도 셀 수 없이 많았다. 모두에게 감사하다”라며 활짝 웃었다. 

김민우는 앞으로 한 번의 더 출전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다. 꿈에 그리던 에이스의 상징 ‘15승’에 단 1승만 남겨둔 상황. 이에 김민우는 “15승 욕심이 안 생길 순 없다. 하지만 처음 경험하는 거라 얼떨떨한 기분이 더 크다. 마지막 경기에서 그저 조금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내 역할인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마지막으로 목표를 달성한 순간 그는 스스로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김민우는 “정말 멀리 돌아왔다. 고생했고 잘했다. 앞으로 더 잘하자”라고 되뇌었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광주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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