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던 프로 지명, 삼성 신인 김재혁이 배트에 '일구이무'를 새긴 이유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1.11.26 오후 06:02


(엑스포츠뉴스 대구, 윤승재 기자) “정말 힘든데, 정말 재밌어요.”

26일 마무리캠프 도중 만난 김재혁(21‧삼성 라이온즈)의 얼굴엔 웃음기가 가득했다. 막 훈련이 끝난 참이라 땀을 뻘뻘 흘리는 와중에도 마스크로도 숨길 수 없는 미소로 “재미있다”는 말을 연신 건넸다. 

한 번의 좌절을 딛고 입은 프로 유니폼, 야구만 할 수 있는 지금의 환경이 김재혁에겐 너무나 소중할 따름이라고. 제주고 시절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한 김재혁은 동아대로 진학해 프로의 꿈을 키워왔지만, 공부와 병행하며 훈련을 해야 했기에 바쁜 나날이 계속됐다.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김재혁은 제 기량을 뽐내며 두각을 드러냈다. 올 시즌 대학야구 14경기에서 타율 0.466(58타수 27안타), 4타점, 23타점, 13도루를 기록하며 ‘5툴 플레이어’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리그에선 8경기 5할 타율(34타수 17안타)에 12도루, OPS 1.379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고, 지난 9월 멕시코에서 열린 제3회 23세 이하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도 발탁되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그렇게 김재혁은 두 번째 기회에 꿈에 그리던 프로의 유니폼을 입었다. 김재혁은 2022시즌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김영웅에 이어 두 번째로 삼성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입성에 성공했다. 고교 시절 낙방 전례가 있었기에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봤던 드래프트였지만, 생각보다 이른 순번에 자신의 이름이 호명돼 놀랐고 기뻤다고 이야기했다. 

간절함 끝에 입은 프로 유니폼이라 김재혁은 한 순간 한 순간이 소중하다고 이야기했다. 대졸 신인이라 삼성 신인들 중엔 가장 나이가 많지만 나이는 나이일 뿐 신인의 자세로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대학 시절보다 훈련량이 많아 몸이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이미 프로에 진출한 동갑내기 친구들도 많다. 평소 친분이 있던 이창용(삼성)은 현재 군 복무 중이지만 전화를 통해 “열심히 잘해야 된다”고 힘을 불어 넣어주기도 했고, 같은 제주 출신으로 대표팀에서 연을 쌓은 임종찬(한화) 역시 “프로에선 핑계가 안 통한다. 항상 잘 준비해서 보여줘야 한다”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특별했던 조언은 바로 김재혁의 롤모델이자 친형인 김지혁 씨의 한마디였다. 김지혁 씨는 현재 한화 이글스에서 불펜 포수로 일하고 있다. 동생의 프로 입성을 진심으로 기뻐한 형은 “프로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게 많을 거다. 열심히 배우고 항상 겸손해야 한다”라며 동생을 격려했다. 평소에도 동생의 멘탈을 잡아주고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형의 조언은 프로 입성을 앞둔 동생에게 큰 힘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많은 이들의 응원을 업고 김재혁은 이제 더 나아가 1군의 문을 두드린다. 빠른 발에 파워가 있다는 것이 자신의 장점이라며 ‘5툴 플레이어’라는 평가에 자신감을 내비친 김재혁은 배트에 새겨진 ‘일구이무(一球二無‧공 하나의 승부를 걸 뿐, 다음은 없다)’의 정신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기회를 잡겠다고 전했다.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1군에 올라가는 게 최우선 목표입니다. 제 장점인 발을 살려서 도루도 많이 하고. 홈런도 많이 치고.. 워낙 욕심이 많은 편이라 기회가 오면 꼭 잡아서 1군에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비시즌 동안 더 많이 준비를 해야겠죠. 열심히 준비해서 내년에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사진=대구,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