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볼파크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한화 채은성이 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 호주 멜버른,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의 주장 채은성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신고선수(육성선수) 신화'의 주인공이다. 가려져 있던 선수에서 이른바 FA '대박'을 친 스타 선수가 되기까지,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딛는 한화의 신인 선수들이 채은성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볼파크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이번 캠프 명단에는 정우주와 권민규, 박부성 등 투수 3명, 야수 한지윤, 이승현, 이민재 등 3명까지 총 6명의 신인 선수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0개 구단 캠프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어느 팀이든 신인들은 "TV에서 보던 선배님들과 함께 훈련하는 게 신기하다"고 말한다. 오며가며 인사하고 모두 잘 챙겨준다고 얘기하지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기는 쉽지 않을 터. 그래서 신인들이 궁금한 부분을 묻고 대신해 답을 들어봤다. 신인들의 물음에 채은성은 최대한 꼼꼼한 답변을 전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볼파크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한화 채은성이 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프로에서는 어떤 유형의 투수가 가장 까다로운가요. 만약 데뷔를 하면 경험에서 많이 밀릴 텐데 어떤 방향으로 가야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정우주)
"이건 타자 유형마다 다르긴 한데, 나는 투심을 몸쪽으로 던지는 투수가 어려웠던 것 같다. 보통은 외국인 선수들. 깊게 잘 던지는 투수가 어려웠다. 사실 경험은 실패도 해 가면서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오자마자 성공을 하면 좋겠지만 실패에서도 분명히 얻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그건 잘못된 거지만, 많이 맞아보기도 하고 잘 던져보기도 하면서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이 빠른 투수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어떻게 대응하고 치시는지 궁금합니다. (권민규)
"공이 빨라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사실 타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타자 입장에서는 그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는지 유무가 더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스피드를 앞세우는 선수들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160km/h를 1년 내내 던질 수는 없을 테니까. 구위가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을 텐데, 시즌은 기니까 그걸 이겨내려면 결국 자기가 어떤 구종을 던지고, 잘 던져야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내가 힘 들이지 않고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볼 빠른 게 큰 장점이긴 하지만 크게 생각하진 않는다. 특히나 지금은 ABS의 시대니까."
-프로는 아마추어와 달리 팬들도 많고 정신 없을 것 같은데 타석에서 집중하는 방법이 있나요. (이민재)
"이것도 어떻게 보면 경험일 것 같다. 처음에 나가면 아무리 진정을 하고 싶어도 진정이 잘 안 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걸 즐기는 사람도 있고 하다 보면 무던해진다. 그리고 내가 타석에 들어갔을 때의 상황만 생각하면 사실 잘 들리지도 않는다. 나는 그렇더라. 나도 어렸을 때는 심하게 떨었는데, 지금은 잘 안 들린다. 또 오히려 희열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해내면, 그 함성 소리에 더 희열을 느끼고,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한화 권민규, 이민재, 박부성, 이승현, 한지윤, 정우주(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슬럼프가 온다면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한지윤)
"그건 나도 아직까지 잘 모르는데(웃음). 그런 건 좀 생겼다. 어떻게 해서 풀리느냐라기 보다 어떻게든 빨리 빠져나가 보려고 하는 거지. 타격에 대한 걸 물어본 거 같은데, 여러 가지 많이 해봤는데 예전에는 연습으로 이겨내 보려고 했다. 지금은 나이가 있고, 그렇게 해버리면 진짜 해야 하는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요즘에는 영상팀의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평상시에는 야구에 관련된 걸 아예 보지 않는다. 야구에 관한 버튼을 꺼버린다. 그래서 내 유튜브 알고리즘이 되게 다양하다. (뭘 보시나요?) 거의 먹는 것. 그리고 요즘 추성훈 아저씨에 빠져 있다."
-육성선수에서부터 지금 자리에 오기까지의 마음가짐을 물어보고 싶습니다. 어려웠던 부분 어떻게 이겨냈는지 궁금합니다. (박부성, 이승현)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신고선수는 지명받은 선수와 달리 기회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 구단이 비용을 써서 영입한 선수를 먼저 쓰는 건 당연한데, 어릴 때는 그 기회가 없다는 게 힘들다. 연습만 하고 있어야 하고, 잔류군에 있어야 하고 이런 경우들이 많다. 그래서 본인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하느냐가 되게 중요한 것 같다. 난 어렸을 때 목표가 '두 자릿수 등번호 달고 싶다, 잠실에서 딱 한 타석만이라도 서 보고 잘리고 싶다' 그거였다. 그리고 또 후회 없이 하는 것. 실력이 안 돼서 그만두더라도 '이 정도 했는데 안 되면 진짜 안 되는구나' 싶을 정도로 했던 것 같다.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 자신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사진=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