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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LG 기대주 김대현이 전하는 생애 첫 선발 경험

기사입력 2017.04.21 06:00 / 기사수정 2017.04.21 02:25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아직 앳된 티를 다 벗지 못한 20살이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신인답지 않은 포커페이스를 선보인다. 올 시즌 초반부터 LG 투수진의 미래로 떠오르고 있는 2년차 신인 김대현 이야기다.

지난 19일 LG는 한화 이글스와의 2차전에서 0-3 패배를 당했다. 무기력한 패배였으나 소득은 있었다. LG의 미래 토종선발감으로 꼽히는 김대현이 당당한 피칭으로 마운드를 책임졌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

김대현은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2016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이었던 작년 1군에서 단 한 경기 얼굴을 비춘 후, 줄곧 이천에 있는 피칭아카데미에서 지냈다. '야생마' 이상훈 원장 밑에서 투구에 관한 내용 뿐 아니라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가르침을 받았다.

"이상훈 원장님께서 자주 말씀해주셨어요. '오늘만 야구를 하는 게 아니고 내일도 있다'라고. 힘들 때 그렇게 격려해주셨는데 그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프로에 맞춰 다듬어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김대현은 묵묵히 따랐다. 스프링캠프에서는 투구폼에 약간의 변화를 줬고, 제구를 잡는데 초점을 맞췄다. 양상문 감독은 겨우내 준비를 마친 김대현을 시범경기부터 기용했다. 시범경기에서 3경기 등판한 김대현의 성적은 1패 평균자책점 15.75였다.

걸출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김대현에게 1군 합류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필승조 이동현이 부상으로 이르게 낙마하며 불펜의 공백을 채울 자원으로 낙점된 것. 지난 4일 선발 차우찬과 함께 1군에 등록된 김대현은 양상문 감독으로부터 '롱릴리프' 임무를 명 받았다. 불펜으로 나섰던 4경기에서 모두 최소 1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8월 롯데전 1실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양상문 감독은 19일 한화전 선발로 윤지웅 대신 김대현을 내세우기로 결정했다. 향후 선발 자원으로 클 김대현이기에 일찌감치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대현은 "(등판) 결정이 17일에 났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19일 등판까지 준비할 시간은 하루 남짓이었다. "겨울부터 선발 준비를 해왔기에 따로 준비할 것은 없었다"면서도 "전력분석원 형에게 궁금한 점은 계속 물어봤다. 초구는 어떻게 던져야하는지, 타자들의 특징은 어떤지 계속 익혔다"며 데뷔 첫 선발 등판을 준비했던 시간들을 설명했다.

꾸준히 준비를 해왔어도 이제 데뷔 2년차 신인인 김대현에게 1군 첫 선발 등판이 떨리지 않았을리 없다. 김대현은 "불펜을 소화할 때는 아니었는데, 선발 등판 날은 아침에 눈 뜨자마자 긴장됐다"는 말로 부담의 간극을 표현했다. 그러나 압박감 속에서도 김대현은 담담하게 투구를 했다. 착실히 준비해 온 것들이 큰 도움이 됐다. 김대현은 "전날 익혔던 타자들의 특성이 주효했다. 모두 기억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순간 떠올라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대현의 호투 뒤에는 포수 정상호의 안정적인 리드도 있었다. 김대현은 "(정)상호 형의 리드대로 가다보면 타자의 수가 보인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스스로 생각했던 볼 배합도 있었지만 정상호의 리드를 따르다보면 타자와 어떻게 승부해야 하는지 보였다고.



김대현은 5회까지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으나 6회 다소 흔들리며 마운드를 최성훈에게 넘겼다. 스스로 판단한 패인은 '집중력 하락'이었다. 선발로, 또 많은 이닝을 던진 것은 처음이었기에 어찌보면 당연했다. 특히 무사 1,2루 상황에서 맞았던 김태균 타석을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 꼽았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지지 못했어요. 김태균 선배 타석에서, 카운트를 잘 잡아놓고 제구를 낮게 하지 못했죠. 제구가 잘 됐다면 더 나은 결과가 있었을 것 같아서 아쉬워요."

5이닝 넘게 버티는 동안 겪은 위기들 속에서도 김대현은 담담하게 아웃카운트를 올려갔다. 포커페이스의 비결을 묻자 "긴장하지 않는 척, 여유있는 척 했을 뿐"이라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비록 첫 등판에서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며 패전을 안았지만, 앞으로의 등판에서 더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충만하다.

"첫 등판을 통해 제가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알게 됐어요. 이런 점들을 보완해서 다음 선발로 나설 때 꼭 더 좋은 피칭을 해내겠습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LG 트윈스 제공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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