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을 이끌고 있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풀럼전 패배 후 자신들의 프리미어리그 성적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실망감을 표출했다.
하지만 손흥민을 포함한 주요 선수들을 벤치에서 출발시키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초점을 맞춘 듯한 모습을 보인 그의 이러한 발언에 팬들은 모순적이라며 비판을 늘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토트넘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풀럼과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풀럼전 패배로 토트넘은 승점 34(10승4무15패)를 유지해 프리미어리그 14위로 떨어졌다. 토트넘은 지역 라이벌인 런던 연고지 팀 풀럼에 패하며 3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이 본머스전에 이어 풀럼전에서도 후반 교체 투입됐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최근 세 경기 연속 후반 조커로 활용된 그는 이번 경기에서도 결정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토트넘은 주전 선수들을 벤치에 대기시키며 리그에는 다소 힘을 빼는 듯한 선택을 해, 경기 내내 풀럼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 대신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마티스 텔은 경기 초반부터 실수를 범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전반 3분에는 골키퍼에게 짧은 백패스를 건네 실점 위기를 자초했고, 전반 21분에는 번뜩이는 돌파 이후 결정적인 패스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전반전 토트넘의 경기력은 저조했다. 점유율은 39%에 불과했고, 슈팅 숫자도 단 1회에 그쳤다. 반면 풀럼은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루카스 베리발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토트넘의 경기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손흥민은 특유의 돌파를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에 고립됐고, 이렇다 할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24분에는 손흥민이 왼쪽에서 안쪽으로 파고든 후 패스가 어긋나며 텔의 슈팅으로 연결됐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반면, 풀럼은 후반전에 더욱 강력한 공격력을 보여주며 승기를 잡았다.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윌송 오도베르가 공을 빼앗기며 혼전 상황이 발생했고, 이를 호드리구 무니스가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어 후반 43분에는 전 토트넘 선수 라이언 세세뇽이 공중볼 경합에서 승리한 뒤 강력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친정팀을 상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국 토트넘은 풀럼에 0-2로 패하며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였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가렸고, 토트넘은 다음 경기에서 반전을 꾀해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
이번 패배로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15번째 패배를 기록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하지만 그는 경기 후 "15패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기록이다"며 자신의 리그 성적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AZ 알크마르와의 유로파리그 16강전 승리 이후 무려 7명의 선수를 교체하는 강한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또한 주전 자원들을 선발로 쓰지 않으며 UEFA 유로파리그에 집중하는 듯한 선택을 했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도 말했지만, 유로파리그에만 집중하고 리그를 등한시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라며 자신의 선택과는 모순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그는 "이번 리그 시즌을 이대로 흘려보낼 순 없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경기를 패배했다.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다"라며 "팬들의 좌절감을 충분히 이해한다. 오늘도 우리가 잡았어야 할 경기를 놓쳤다. 1-0으로 앞설 기회가 있었고, 그랬다면 상대에게 압박을 가할 수 있었겠지만, 너무 쉽게 실점하고 말았다"면서 수비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상대가 경기 내내 우리를 압도한 것도 아니었다. 75분 동안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것이 실망스럽다"고 한탄하기까지 했다.
마지막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선수들의 동기 부여가 어려운지 묻는 질문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렇지 않다"면서 "오늘 많은 변화를 줬다. 국제 휴식기가 끝나고 돌아오면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좋은 컨디션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몇몇 선수는 휴식을 줘야 했으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최근 선택과는 무관한 변명일 뿐이다.
최근 그는 UEFA 유로파리그에 베스트 일레븐에 해당하는 선수들을 투입하기 위해 리그 경기에서는 젊은 선수들이나 혹은 교체 자원들을 시험하는 형식으로 운영 중이다.
실제로, 지난 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 오랜만에 선발복귀해 교체되기 전까지 약 60분 가량 팀의 무실점을 이끈 주전 수비수 미키 판더펜은 이날 경기에서 단 1분도 뛰지 않았다.
물론, 토트넘은 현재 리그 14위에 머물러 있으며,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해 다음 시즌 유럽 대항전 티켓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가 되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선수들의 사기 저하와 함께 유럽 대항전에서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이러한 궤변 역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시즌이 종료된 후, 이러한 평가가 뒤바뀌기 위해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무조건 UEFA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따내야 할 것이다.
그가 강조한 '균형 잡힌 운영'이 실제로 가능할지, 아니면 유로파리그에 올인하는 선택을 하게 될지는 남은 경기에서 더욱 분명해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